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과 이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여야 주요 정치인들이 잇따라 대권 출마를 시사하고 있다.
이재명 “빛의 혁명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국민과 역사의 명령에 따라 빛의 혁명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한민국을 악몽 속으로 몰아넣은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를 추진하며 여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으로 영구적 군정 독재를 꿈꾸던 반란 세력에 맞서 우리 국민은 오색의 빛을 무기로 꺼지지 않을 ‘빛의 혁명’을 수행중”이라며 “국민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국민과 역사의 명령에 따라 빛의 혁명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희망의 길을 거침없이 열어나가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홍준표 “조기 대선 오면 나갈 것”
홍준표 대구시장은 26일 대구시청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한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홍 시장은 “장이 서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가겠느냐”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다룰 사람은 우리 당에 나밖에 없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맞설 사람도 대한민국에서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은 메시지와 TV토론의 전쟁”이라며 한 달 안에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해 대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정상적 대선, 조기 대선, 임기 단축 대선 등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대구시장직의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행정부시장 교체를 통해 준비를 마쳤다”며 대구시의 핵심 사업이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책임감과 국가 요구 사이에서 고민”
또 다른 여권 대선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오 시장은 26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시장으로서의 책임감과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제 경험을 더 큰 단위에서 써야 한다는 요구 사이에서 깊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내란 수사에 대해서도 “수사는 신속하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치적 책임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