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총수인 장영신 회장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직접 공식 석상에서 공개 사과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책임 경영' 차원에서 사고 관련 기업의 실질적 오너 경영자가 직접 사과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이후 약 11시간 만에 장영신 회장과 임직원 명의로 언론에 공개 사과문 이메일을 배포하고 입장을 밝혔다.
이 입장문에는 "이번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리며,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지분 50.3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장 회장은 AK홀딩스의 지분 7.43%를 확보한 대주주다. 장 회장은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한 이번 사고로 많은 분들이 겪고 계신 슬픔과 고통에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 뿐 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장남으로 애경가 2세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지난 29일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안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 참으로 죄송하다"면서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게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을 드린다"고 사죄했다.
이번 사고가 국내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참사인 만큼 관련 기업의 오너인 장 회장이 직접 공식 석상에 나서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경그룹을 성장 시킨 장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대외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회장이 고령으로 직접 공식 석상에 나서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36년생인 장 회장은 만 88세로 현직 국내 대기업 오너 경영인 가운데서도 고령에 속한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장 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타날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