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편하게, 더 오래”…‘발기부전 치료제’의 진화 [이노메디㉓]

“더 편하게, 더 오래”…‘발기부전 치료제’의 진화 [이노메디㉓]

기사승인 2025-01-13 16:34:21
▲ [이노메디 23회] 더 편하게, 더 오래…‘발기부전 치료제’ 진화

원미연 아나운서 / 최근 주목받는 의료 기술과 신약 소식을 짚어보는 이노메디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노메디 코너를 함께할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선혜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습니까? 

박선혜 기자 / 발기부전을 나이가 들어 생기는 당연한 상태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발기부전은 정상적인 노화의 과정이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최근 중장년층 남성 인구가 증가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발기부전 치료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발기부전 치료제도 점점 다양하고 편리하게 진화하고 있는데요. 오늘 관련 내용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가 발기부전이죠. 발기부전을 나이 들면 찾아오는 질환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건데요. 먼저 발기부전이 무엇인지 그 정의에 대해 알려주세요.

박선혜 기자 / 발기부전이란 충분하게 발기가 되지 않거나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이러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0번 성관계를 시도했을 때 2~3회 이상 실패할 경우 비뇨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권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발기부전은 왜 발생하는 건가요?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하던데요.

박선혜 기자 / 과거에는 발기부전의 원인을 대부분 심리적 문제로 여겼습니다. 최근엔 다양한 과학적인 진단기법이 발전하면서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의 90%가 신체 이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가장 흔한 원인으론 혈관 이상을 꼽습니다. 음경이 혈관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혈관 이상이 생기면 발기부전으로 이어지기 쉬운 것인데요. 고혈압,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흡연,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혈관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혈관 이상 다음으로 흔한 것이 신경 이상인데요. 신경 이상으로 허리디스크, 척수 손상, 뇌졸중 등이 발생해도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혈압 약제와 항우울제 등 신경정신계 치료제를 포함한 약물도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렇군요. 발기부전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박선혜 기자 / 질병관리청이 대한남성과학회의 조사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성의 발기부전 유병률은 37% 정도입니다. 200만명 이상의 발기부전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21%, 50대 31%, 60대 33%, 70대 42%로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도 늘고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그렇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발기부전으로 진료를 받은 20대는 2016년 905명에서 2020년 1267명으로 40% 늘었으며, 30대는 같은 기간 1928명에서 2330명으로 20.8% 증가했습니다. 해당 자료는 비급여를 제외한 것으로 더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전체 발기부전 환자 4명 중 1명이 40대 이하일 정도로 젊은 발기부전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젊은 환자들이 증가하는 이유,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박선혜 기자 / 전문가들은 가격 접근성 제고, 예방적 처방 증가 등이 반영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되면서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쏟아져 나왔고, 그만큼 가격이 줄어 접근성이 높아졌다”면서 “혈류를 증가시키고 노폐물 축적을 방지하는 예방 목적의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저용량 제품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발기부전 치료제는 내성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아닌 일반인의 접근성도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박선혜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쉬쉬하고 부끄럽게만 생각했는데, 최근엔 성을 삶의 질을 따지는 지표 중 하나로 보고 개방적으로 질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습니다. 즐거운 성생활을 바라는 수요가 커지면서 젊은층에서도 치료제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치료제 시장 규모도 살펴볼게요.

박선혜 기자 /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조사 결과, 2023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1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는데요. 2020년 977억원, 2021년 1183억원, 2022년 1291억원으로 매년 최대치를 기록 중입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지난해 19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를 형성하는 가운데, 오리지널이 아닌 복제약으로 불리는 제네릭 의약품의 국내 제품들이 전체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했다고요? 

박선혜 기자 / 그렇습니다. 국내 기업의 제네릭 제품이 전체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했는데요. 이에 비해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는 시장 점유율이 10%가량에 불과했습니다. 특정 의약품 시장에서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국내 제약사들이 내놓은 제네릭 제품들이 오리지널 제품을 압도한 셈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처럼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제품을 출시하는 제약사 역시 늘어나고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가장 대표적인 게 국내 제약사인 한미약품이 개발한 팔팔정입니다. 팔팔정은 실데나필이 주성분인 비아그라 제네릭으로 2012년 시장에 등장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동일 성분 의약품 중 처방량 1위를 달성했는데요. 전체 시장 매출 1369억원 중 팔팔정의 매출만 425억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많은 제약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는데요. 국내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체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8월 실데나필 성분 치료제인 브이그라정을 출시했습니다. 브이그라정도 실데나필이 주성분인데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매출 1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또 국내 제약사 동구바이오제약는 복합제를 내놓았는데요. 지난해 7월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인 실데나필 50mg과 조루 치료제 성분인 클로미프라민 15mg 두 가지 성분의 복합제인 구세정을 출시했습니다. 발기부전 환자의 약 50%가 조루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이러한 복합제가 비뇨기 의약품 시장에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런 제네릭 의약품이 100여개가 쏟아져 나올 정도라고 하니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어느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데요. 발기부전 치료제의 제형에도 여러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 만큼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발기부전 치료제는 분말, 씹을 수 있는 정제, 경구로 녹여먹는 스트립 등이 있고요. 최근에는 혀에 녹는 얇은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만든 곳이 바로 한국인데요.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이 최초로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에스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또 지난 2023년에는 바르는 형태의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기도 했습니다. 투약 30분 후 효과가 나타나는 경구용에 비해 젤 타입은 5~10분 만에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를 충족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계속해서 발기부전 치료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 전문가 인터뷰 통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노메디 23화 


 VCR >> 부천 제니스 비뇨기과 의원 이상훈 원장 

안녕하세요. 비뇨의학과 원장 이상훈입니다. 

Q. 발기부전이란?
A. 발기부전을 얘기하기 전에 정상적인 발기가 무엇인지 말씀드리면 성기 내 혈액이 공급되서 단단한 상태가 사정이 될 때까지 유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하나라도 벗어나면 발기부전이라고 얘기하는데. 환자 대부분은 아예 발기가 안 돼서 삽입하지 못하는 거로만 생각하세요. 그런데 사정 전에 발기가 안 되는 것도 발기부전으로 보거든요. 이렇게 두 가지에 해당하면 발기부전이라고 얘기합니다. 

Q. 발기부전 유병률은?
A. 발기부전 유병률은 정확하지 않아 데이터마다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전체 남성 중 30~40% 정도로 추측합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10%, 30대가 10~20%, 40대 40%, 50대 50%, 60대 60%, 70대 70% 정도로 나이와 비례합니다. 

Q. 젊은 발기부전 추세는? 
A. 심리적인 발기부전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는 것으로 보는데, 그게 해결이 안 되는 (젊은) 환자가 과거에는 많이 오셨거든요. 그러면 비아그라를 비롯한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당뇨나 고혈압 같은 병이 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운동량도 부족하고요. 전체적으로 신체 문제로 인해 발기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검사를 해보면 기질적인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분이 20대에 5~10%가 아니라 그보다 더 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Q. 복제 의약품에 따른 시장 영향은? 
A. 처음에 나왔던 발기부전 치료제가 접근성이 떨어졌던 이유는 가격이었습니다. 지금도 (오리지널 제품은) 여전히 비싼데요. 제네릭이 나오면서 효과는 (오리지널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적인 면에서 이점이 높은 약물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제네릭은 여러 형태로 변화했는데요. 약을 먹고 물을 마셔야 하는 경구제 형태에서 젤리처럼 씹어 먹거나 혓바닥에 붙여 먹는 필름 형태의 약들도 나왔습니다. 먹기 편하고 가격도 싸지다보니 오리지널보다는 제네릭 선호도가 높아진 편입니다. 

Q. 발기부전 치료제별 성분 차이는?
A. 전 세계 7종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있고요. 그 중에서 다섯 종류가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알리스 계통의 약은 지속시간이 길거든요. 36시간 지속됩니다. 다른 약은 대개 8시간에서 12시간 정도의 지속시간을 보이고요. 그리고 야일라정이라는 약은 처음에 발현하는 시간이 되게 짧거든요. 30분 정도로 보는데 그 외 대부분은 1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게 더 좋다는 건 없고요.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아서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Q. 발기부전 치료제 개발 동향은?
A. (발기부전 치료제의)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를 연구 중입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약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통과했습니다. 이처럼 다른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Q. 발기부전 치료제의 예방 효과는? 
A. 발기부전 치료제를 질환 예방으로 쓰는 경우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외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있는데 2000년대 초반에 비아그라가 첫 출시됐을 때부터 발기부전이 고혈압 등 심혈관계질환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을 많이 연구했고요. 그리고 일부 논문은 고혈압과 발기부전이 상관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외국에서는 조기에 예방제로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일반적이지는 않고요. 지금까지는 미리 처방해서 얻을 수 있는 게 크지 않아서 시기상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전하고 싶은 말
A. 복제 의약품이 나온 이후 접근하기 쉬워지다 보니까 병원에 오시는 환자 대부분은 약을 먼저 달라고 하시거든요. 그런데 약을 드신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 특히 젊은 분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금연입니다. 외부적인 요인 중 고혈압, 당뇨보다 흡연을 더 강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거든요. 병원에 내원하셔서 검사를 하시고 약물 복용이 필요하면 처방도 받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시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인터뷰 잘 들었습니다. 앞서 여러 내용을 종합해보면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 또한 개방적으로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발기부전 진료를 부담스러워하거나 꺼리는 환자들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보이거든요. 어떤가요? 

박선혜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발기부전 진료를 부담스러워하거나 꺼려서 불법적인 루트로 약을 구매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2023년 6월 160억원 규모의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제조, 판매하던 일당이 붙잡힌 바 있습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 의약품 불법 판매·알선·광고 행위를 점검한 결과에선 적발이 이뤄진 1만8331건 중 발기부전 치료제가 19.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확히 처방받지 않고 음지에서 구입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건가요? 

박선혜 기자 / 온라인 등에서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의약품은 신빙성이 떨어질뿐만 아니라 용량이 부정확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마다 적절한 용량이 투여돼야 하는데 너무 과해서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그렇군요. 현재 처방을 받고 살 수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들은 이미 효과와 안정성에서 인정을 받은 의약품인데요. 발기부전 증상이 있을 시에는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한 뒤에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노메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박선혜 기자 / 네, 감사합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