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김원이(목포, 민주) 국회의원은 SNS를 통해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이냐고 비판했다.
가수 나훈아가 최근 공연에서 계엄 사태 이후 좌‧우로 나뉘어 책임론을 묻는 정치권 분쟁을 왼팔과 오른팔에 빗대 비판한 것을 두고 한 발언이다.
각종 보도 등에 따르면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 두 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며 “하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최근 탄핵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여‧야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에 대해 김원이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 왜 벌어졌는지, 누구 때문이고, 대한민국 경제와 대외신인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나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 묻고싶다.”고 적었다.
12일 이어진 공연에서도 가수 나훈아는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여러분이 나한테 뭐라 하는 건 인정하지만, 저것(정치인)들이 뭐라 하는 건 내가 절대 용서 못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으라. 갈라치기 하지 말고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날 김원이 의원이 SNS를 통해 다시 대응에 나섰다.
김 의원은 “양쪽을 다 훈계하는 것 같지만 결국 내란수괴 윤석열을 돕는 것”이라며 “어머님이 형 동생 싸워서 둘 다 회초리로 때리는 일이 어떻게 비상계엄, 내란과 비유가 되겠냐?”고 비판했다.
또 “당신이 굳이 한마디 하고 싶었다면 쓸데없는 양비론이 아니라, 당신 팬들을 힘들게 하는 윤석열한테, 농성전을 벌이면서 경호처 직원들의 미래까지 망치는 윤석열한테, 대한민국 미래를 망치고 있는 윤석열한테 스스로 걸어나와 수사를 받으라고 호통을 치셨어야지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루마니아 태생 저널리스트인 엘리 비젤(Elie Wiesel)의 글을 빌려 “중립을 지키는 것은 가해자를 돕고, 침묵은 괴롭히는 사람을 돕는다”면서 “우리는 항상 어느 한 편을 들어야 한다. 중립을 지키는 것은 가해자에게 도움이 되지, 피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침묵은 괴롭히는 사람을 돕고, 괴롭힘 당하는 사람을 돕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공연중 있었던 나훈아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 탄핵은) 좌‧우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대단히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록 지사는 11일 자신의 SNS에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다. 그러나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지적했다.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것을 통제받는 독재 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 그래서 윤석열이 탄핵심판대에 서게 된 것인데,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로 작금의 현실을 이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대단히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다. ‘우’도 문제지만 ‘좌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