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시작된 ‘행동주의’, 주주권익 보호 목소리 ‘확산’

올해도 시작된 ‘행동주의’, 주주권익 보호 목소리 ‘확산’

기사승인 2025-01-23 06:00:11
쿠키뉴스 자료사진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액주주들도 주주행동 플랫폼 등을 통해 연대를 갖춰 주주행동에 나서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16일 코웨이에 자본구조 효율화와 주주가치 정상화 등을 요구하는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코웨이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코웨이의 지난 6일 종가(6만4100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에 불과하다”면서 “MBK파트너스의 경영 시절 평균 PBR 6.3배, 2019년 12월30일 넷마블의 지분 인수 계약 체결 당시 PBR 6배 대비 현저히 하락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저평가의 원인은 급격한 주주환원 감축에 있다는 설명이다. 코웨이의 주주환원율은 MBK 시절 평균 91%에서 넷마블의 최대주주 등극 직후 20% 내외로 축소됐다. 

얼라인은 저평가 해소와 주주가치 정상화를 위해 △목표자본구조 정책 도입 △개선된 주주환원정책 발표 △주주 간 이해충돌 문제 완화 위한 이사회 독립성 제고 조치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이에 대한 입장을 오는 2월3일까지 표명할 것을 요청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그동안 적극적인 주주행동주의를 펼쳐 왔다. 일례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JB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사외이사 선임과 비상임이사 증원 안건을 상정하는 등 행동주의에 나섰다. 당시 주총 결과 얼라인파트너스가 지지하는 이희승 리딩에이스케피탈 투자본부 이사와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이사 등 2명이 사외이사로 진입에 성공하면서 주주행동주의 제안에 성공한 바 있다. 

소액주주연대의 주주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단순 주주환원에서 벗어나 집단행동을 통한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점에서 변화를 맞이했다는 평가다.

주주행동 플랫폼 엑트는 이달 들어 이마트 이사회에 재무구조 개선과 정용진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 주주와의 소통 등을 골자로 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전날 오후 2시30분 기준 이마트 주주제안을 위해 참여한 소액주주는 966명이다. 지분율 환산 시 1.4%에 달하는 규모다. 지분율 3%를 확보할 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와 주주제안이 가능하다.

이상목 엑트 대표는 쿠키뉴스에 “올해 30개 이상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할 것 같다. 현재 논의 중인 종목은 15개~20개”라며 “내달 초에서 중순쯤 되면 고민하시는 소액주주분들이 더 많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를 포함해 5대 저 PBR 종목(오로라, 영풍, 조광피혁, 롯데쇼핑)을 선정해 밸류업하자는 취지에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며 “주주제안 관련 안건 중에서는 집중투표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주행동주의, 단기차익 실현 경계해야…제도적 배려 필요

다만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이 기업의 중장기 전략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주권익 보호라는 순기능을 보유했지만, 단기 차익 실현을 목표로 무리한 경영 개선 요구 공세를 펼쳐 기업의 중장기 추진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행동주의펀드의 역기능으로 단기성과주의에 따른 폐해와 경영권 불안 등을 짚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관투자자간 의견소통이 일어날 수 있는 정보 경로 확대, 경영권 불안에 대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과 발전을 올해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행동주의펀드와 기업 및 유관단체, 시장전문가들과 함께 소통의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4월 관련 간담회에서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주요 경영관여 활동에 대한 금감원 분석 결과, 일본 등 선진국 기업과 행동주의펀드 간 협력관계 구축 성공 사례를 공유할 것”이라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주행동주의가 긍정적인 역할로 자리매김할 방안을 논의해 필요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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