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과 맞물리며 국내‧외 가상자산 산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 다소 주춤했던 블록체인 게임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월에 출시할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무기, 장신구 등 최상위 등급 아이템을 NFI(Non-Fungible Item)로 제작해 고유 번호를 부여한다. NFI는 역대 소유주의 아이디, 생성 날짜 등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베이스 ‘원장’에 기록된다. 모든 이용자에게 공개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난 1일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새롭게 취임한 액션스퀘어 역시 블록체인 게임에 적극적이다. 라인게임즈, 아름게임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나섰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블록체인과 게임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일본 유명 개발자인 야노 케이치를 만나 커뮤니티 기반 블록체인과 AI를 활용한 사용자제작콘텐츠(UGC)에 대해 논의했다며 협업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블록체인 게임이 최근 다시 각광 받는 배경은 바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다.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상자산 산업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통령 경제위원회 직속 가상자산 실무그룹 신설, ‘행정명령 14067’ 폐지 등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2기 정책 기조와 맞물려 우리 정책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변화에 편승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은 “블록체인 관련 한국과 미국 정책이 어긋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블록체인 정책은 게임 출시량 급증과 맞물려 새로운 웹3 서비스 출현을 자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블록체인 게임은 다소 주춤했다. 지난 2022년 ‘테라‧루나’ 폭락사태를 시작으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으로 산업 친화적인 환경은 아니여서다. 정부에서도 변화 움직임이 포착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금융위원회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로서는 투자자 보호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도 “미국 정책 변화, 이에 따른 다른 국가들의 정책 변화가 있을 수 있어 국제적인 동향을 신경 쓰고 있다. 균형을 잡으면서 제도화하는 부분에서 이전보다 보폭을 더 빠르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도전을 시작한 게임사도 주목 받고 있다. 넥슨은 블록체인 기반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N’ 출시를 위해 개발 중이다. 메이플스토리N은 게임을 하며 넥슨 가상 자산 NXPC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아이템을 만들고 NFT로 발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컴투스 그룹과 넷마블도 마찬가지다. 컴투스 그룹은 블록체인 메인넷 XPLA(엑스플라)를 운영하고 있다. 24일 기준 12종의 게임이 서비스 되고 있으며, 올해 매드 월드 등 4종의 게임을 연내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원셀프월드 ‘마이비’를 온보딩하며 블록체인 일상화에도 적극적이다. 마이비는 이용자 취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앱테크 서비스다.
넷마블 마브렉스도 3주년을 맞아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올해 10여 개 이상 다양한 신규 게임 프로젝트를 온보딩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관련 정책들이 미국서 시행되면 다른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 게임 같은 경우 이전에도 관련 시도들을 해왔기에 좀 더 활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