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뿌~’ 기적 소리가 서울 마포구에 울려 퍼졌다.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한 이 열차버스는 골목골목 마포구 관광지점을 지날 때마다 증기기적 소리를 울린다. 버스에서 내뿜는 뽀얀 스팀과 기적소리는 증기기차에 대한 추억이 있는 중장년층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25일 오후 마포구 레드로드 R2에서 ‘마포순환열차버스’가 제막식과 시승식을 열고, 첫 운행에 들어갔다. 마포순환열차버스 사업은 마포구 주요 관광명소와 11대 상권을 연결해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외관은 증기기관차를 형상화했다. 연통과 수증기, 기적소리 디테일까지 챙겼다. 환경과 소음 등을 감안해 전기차량으로 운영된다. 버스 내외부에는 ‘레드로드’의 캐릭터인 깨비와 꺠순이가 그려져 있다. 운전석까지 총 17인승이다. 입석은 불가하다. 이 버스는 레드로드를 시작으로 망원시장, 하늘길, 난지캠핑장 등 17개 정류소를 돈다.
마포구에 40년간 거주한 강병일(42·남)씨는 이날 첫 번째 승객으로 열차버스에 탑승했다. 강씨는 “마포구 내에 있지만, 교통편이 불편해서 가기 어려운 곳들이 있었다. 갈 수 있는 교통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시에라(28·여)씨는 마포구에 3년째 거주 중이다. 그는 “열차버스가 귀엽게 생겨서 타면 기분이 좋아진다. 동화 속에서만 보던 기차 같다”며 “홍대, 합정 등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오고 싶은 동네로 꼽히기도 한다. 이 버스로 한 번에 다 갈 수 있으니 (반응이) 좋을 것 같다”고 만족했다.
배차 간격은 약 40분이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한다. 1회 운영시간은 약 120분이다. 성인 기준 5500원(1일권)으로 당일 무제한 탑승과 환승이 가능하다. 경로자와 어린이는 3000원, 청소년은 3500원이다. 티켓은 마포관광정보센터, 마포순환열차버스앱, 마포순환열차버스 키오스크에서 살 수 있다.
시범 운행은 다음 달 중 시작할 예정이다. 이형동 마포구시설관리공단 문화체육부장은 “설 연휴 지나고 마포구 관광과랑 시범 운행 시기를 본격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며 “둘째 주쯤부터 운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길이 좋아야 경제가 살아난다’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라며 “열차버스 운행으로 기존에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웠던 난지 캠핑장을 포함한 마포구의 명소들을 합리적인 요금으로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열차버스가 지나는 곳마다 ‘핫플’이 돼서 골목 상권도 살아나고 주민들의 웃음꽃도 번져나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