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시뻘건 불길…승객이 비상구 직접 열었다

순식간에 시뻘건 불길…승객이 비상구 직접 열었다

화재 초기 승무원들 소화기로 자체 진화 시도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7명 병원 치료

기사승인 2025-01-29 10:08:29
홍콩행 에어부산 BX(ABL)391편에서 화재가 일어나 169명이 비상탈출했다.   독자 제공

지난 밤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홍콩으로 갈 예정이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1시간 만에 꺼졌다.

불이 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고, 소방차가 연신 물을 뿌려대도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는 계속 뿜어져 나왔다. 불은 1시간 만에 항공기 대부분을 태우고 나서야 진화됐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민족 대명절 설을 하루 앞두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순간이다.

사고 여객기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화재 당시 항공기 뒤편에서 스파크가 일면서 순식간에 시커먼 연기가 객실을 가득히 메웠고, 유독가스를 견디지 못해 비상구를 직접 열고 나왔다며 급박했던 순간을 29일 전했다.

또 화재 초기에는 승무원들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상황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결국 슬라이드를 타고 모두 비상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이 직접 비상구를 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비행기에서 탈출한 승객들은 활주로에서 버스를 타고 김해공항 청사로 이동했다. 일부 승객들은 대피 과정에서 기내 방송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항공사 측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화재 당시 기내에는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등 모두 176명이 타고 있었는데, 승객과 승무원 등 7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로 승객 3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공식 집계했다.

국토부는 화재 이후 김해공항의 항공기 주기장 40개 가운데 화재 영향을 받은 3개 주기장을 폐쇄했다. 주기장은 공항에서 비행기가 출발 후, 또는 착륙 후 활주로에서 항공기가 정지하는 장소를 말한다. 

일부 주기장 폐쇄에도 이날 계획된 항공편 279편 중 271편은 정상 운항한다. 다만 국토부는 에어부산이 운항하는 8편은 결항 조치했다. 

국토부는 현장에 급파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또 사고 원인 파악에 앞서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먼저 개선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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