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MBC,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책임 다해야”

안철수 “MBC, 고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책임 다해야”

기사승인 2025-01-30 14:41:22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며 MBC의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사건에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안 의원은 이 글을 통해 “작년 9월에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씨가 오랫동안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고, 유족이 가해자인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한다”며 “가족을 떠나보내고 설을 맞는 유족의 심정을 떠올리니 마음이 아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사 비정규직 10명 중 7명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니 참으로 심각하다. 방송사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험과 고충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나 비정규직의 경우 피해는 더욱 크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삶의 터전인 직장을 지옥으로 만드는 사회악이기에 반드시 추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고인의 직장이었던 MBC의 대처를 지적했다. “벌써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가 없었던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고인이 회사 당국에 신고한 적이 없어서 조치할 수 없었다는 주장 또한 무책임하다. 약자인 프리랜서 근로자가 회사에 신고하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을 MBC 흔들기라며 언론 탄압처럼 호도하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에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며 “뉴스를 통해 수없이 직장 내 괴롭힘을 비판해 온 MBC가 스스로에 대해서는 진영논리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에 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20일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범 기자


앞서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오요안나가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업무와 관련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2750자)의 유서를 휴대전화 메모장에 작성한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가 된 오요안나는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으며, MBC 관계자 여러 명에게 피해를 알린 기록이 휴대전화에서 발견됐으나 MBC는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유족은 동료 기상캐스터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족은 오요안나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 사망 직전까지 약 2년간 해당 동료 등의 폭언과 부당한 지시로 인해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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