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디지털산업단지, 흔히 ‘G밸리’로 불리는 이곳은 과거 ‘구로공단’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 지식산업과 IT·스타트업 집적지로 거듭나고 있다. G밸리는 1만5000여개의 입주기업과 15만여명의 근로자가 모여 있는 서울 최대 산업·고용의 중심지다. 구로구, 금천구 일대를 거점으로 혁신 기업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제조업 중심이었던 G밸리는 현재 IT·지식산업이 주도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이같은 변화는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젊은 인재들이 몰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G밸리는 벤처기업과 IT·스타트업이 밀집하면서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편인데, 2030세대 근로자 비율이 약 54%에 달한다.
그러나 G밸리의 성장 속도만큼 입주 기업들의 고민도 깊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업구조 변화에 맞춘 주거 환경 개선 및 생활 인프라 확충, 기반 및 지원시설 취약 등 해결 과제도 많기 때문이다.
G밸리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도전 과제는
G밸리 1단지 지식산업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 스타트업 대표 김 모(남·30대)씨. 김씨는 2030 젊은 청년들로 구성된 전도 유망한 친환경 기술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창업 비율이 높은 2030 직장인들의 지속적인 G밸리 유입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주거 환경과 생활 인프라 개선을 꼽았다. 김씨는 “내년 신안산선 개통이 되면 독산동은 생활 인프라가 나아지겠지만 그 외 G밸리 인근의 가산이나 구로, 대림, 신길 지역은 낙후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녹지나 문화센터, 복합주거단지 조성 등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4차 산업 분야의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전문기술을 갖춘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IoT(사물인터넷) 산업기술인력의 부족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일자리 수요는 2020년 6만8000개에서 2030년 10만9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과 고물가·고환율 등 대내외적 어려움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도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벽을 해소하고 입주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어떤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까. 김씨는 “G밸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비과밀억제권역으로 인정을 받아 각종 법인세, 취득세 등의 세제혜택이 2~5년간 있어 초기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서 “세제 혜택, 금리 인하, 인건비 지원 등 금융적인 부분을 직접 지원해 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교통 및 생활 인프라 확충 △네트워킹과 산학협력 강화 △창업지원센터 구축 및 투자 유치 활성화 △규제 완화 등을 추가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업종이 자유롭게 G밸리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창업지원센터 구축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들이 G밸리로 쉽게 유입될 수 있게 인프라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투자 유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준공업지역 특성상 G밸리 일부 업종은 제한이 있는데, 이런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G밸리 입주기업 경쟁력 제고·지원 강화 ‘총력’
(사)한국산업단지경영자연합회(KIBA서울)은 어려움을 겪는 G밸리 입주기업들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KIBA서울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함께 정보교류·역량결집·상생협력을 통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자생력 강화를 위한 수익사업 발굴 △업무협약을 활용한 회원사 서비스 강화 △분과 활성화를 통한 회원 참여형 조직체계 구축 △지역별 KIBA와의 교류회 추진 △타 협회와의 교류 추진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또 입주기업 대표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전형 MBA 과정을 도입해 경영 역량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산단공 서울지역본부와 KIBA서울이 업무 협약을 체결해 전문 교육기관을 선정, 운영위원회와 실무협의회를 통해 타 기관의 MBA 보다 특색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G밸리 상생혁신포럼’도 개최한다.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CEO의 역량을 강화하고 CEO 간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KIBA서울이 주관해 기업인에게 필요한 강의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KIBA서울은 올해 회원사 간 네트워크를 더욱 견고히 하고, 협력을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관병 KIBA서울 회장은 최근 열린 제55차 KIBA서울 정기총회에서 “이번 총회를 통해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회원사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회원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협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