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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보수 우파 정당과 극우 정당이 현지시간 24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확보했다.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299개 선거구 개표 결과 중도 우파 보수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가 28.6%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가져갔다.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0.8%으로 그 다음으로 높은 득표율을 거뒀다.
기독민주당을 이끄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당과 연정해 의회를 꾸릴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알리스 바이델 대표가 이끄는 독일을 위한 대안과 연정할 가능성은 낮다. 독일 정부는 독일을 위한 대안 등 극우와의 비협력 정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앞서 메르츠 대표는 선거 기간 SPD와 녹색당을 연정 파트너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기독민주당은 독일 남부와 서부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은 구 공산권인 동부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BBC는 이번 선거가 동서독 분열의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를 봉합해야 할 과제가 메르츠 대표에게 떨어진 셈이다.
기독민주당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이끌던 정당으로, 메르켈 전 총리가 퇴임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집권당이 됐다. 기민당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창당된 중도 우파 정당으로, 사회적 시장경제를 표방한다. 동독과 서독을 통일한 헬무트 콜 전 총리도 기민당 대표를 지냈다.
올라프 숄츠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PD)은 16.4%, 녹색당 11.6%, 좌파당 8.8%로 좌파 정당은 비교적 적은 표를 얻었다. 사회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사민당은 기민당과 번갈아 집권해왔다.
이번 총선은 숄츠 총리의 신임안 부결로 앞당겨졌다. 지난해 12월 독일 의회는 숄츠 총리의 신임안을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했다. 이후 숄츠 총리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청했다.
숄츠 총리는 앞서 이전 총선에서 승리한 후 사회민주당, 자유민주당, 녹색당이 연정을 약속했지만 연간 예산안을 두고 갈등이 격화하자 자민당 소속 재무장관을 해임했다. 자민당은 나머지 장관을 철수시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