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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SK해운 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인수 시 규모가 커져 민영화 작업의 난항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SK해운 사업 중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MM은 다음 달 중순까지 실사를 마치고 이르면 4월 SK해운 인수 안건을 이사회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지난해 9월 ‘2030 중장기 전략’을 통해 벌크선대 확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HMM이 SK해운의 안정적인 장기 운송 계약을 인수하여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HMM에 따르면 벌크선 사업 규모를 현재 36척(630만DWT)에서 오는 2030년 110척(1256만DWT)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벌크선 관련 매출은 2023년 1조2430억원에서 2030년 3조3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 시 벌크선 매출 비중은 7년 만에 15%에서 22%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MM의 SK해운 인수 시 선박 운영 효율성 증대와 대규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종합 해운사로서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HMM의 SK해운 인수 시 민영화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HMM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SK해운 인수로 포트폴리오까지 다각화되면 몸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24년 하림은 HMM 인수를 위한 자금력이 부족해 최종 인수가 불발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해운 인수 추진은 민영화 시점과 조건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앞서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를 최우선으로 삼아 하림 등 잠재적 인수자의 경영권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MM의 실질적인 주인이자 최대 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약 48.5% 보유)와 산업은행(20.7% 보유)이 즉각적인 민영화보다 가치 극대화를 추구해 민영화 작업이 더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해양진흥공사, 산업은행 입장에서 지분 투자 가치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공적 자금 회수를 넘어 추가적인 수익 창출 기회가 있어 더 높은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2025년 말까지 HMM 민영화를 완료하는 것을 잠정적인 목표로 제시했다”면서도 “HMM의 경영 상태를 고려하여 민영화 시기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