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조사 결과 출발 지연이 결정되고 10분 뒤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수화물 선반은 불에 녹아 형체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이 같은 사고 개요 등을 포함한 A4용지 6장 분량의 예비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사고 이후 항철위가 처음으로 공표한 정식 조사 보고서로 사고 개요가 담겨 있고 화재 원인 등은 포함 돼 있지 않다. 예비보고서는 사고 조사 당국이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초기 조사 상황 공유 차원에서 사고 발생 30일 이내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사고 관련국에 보내도록 규정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부산에서 홍콩으로 향할 예정인 에어부산 BX391편은 9시55분 출발 예정이었다.
항공기 문을 완전히 닫고 램프에서 출발 대기중이던 항공기는오후 10시4분 관제사가 기장에게 ‘항로상 간격 분리(안전거리 확보)’를 지시하며 출발 예정 시간이 오후 10시33분으로 늦춰졌다.
곧바로 기장은 지상 요원에게 오후 10시30분에 푸시백(견인차를 이용해 탑승게이트에서 항공기를 뒤로 움직이는 작업)을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승객들에게 출발 지연 소식을 알렸다.
화재는 항공기 출발 지연 결정이 내려진 10분 뒤인 오후 10시14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종실에 ‘LAV Smoke(객실 내 연기)’ 경고가 있었고, 잠시 후 객실 승무원이 객실 화재 상황을 기장에게 보고했다. 기장은 화재 감지 1분 뒤인 10시15분쯤 곧장 객실 사무장과 승객들에게 비상 탈출을 지시했다.
이후 화재로 인한 승객 대피 상황을 관계기관에 보고한 기장은 모든 승객이 대피했는지 확인 후 항공기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다. 이같은 사고 개요는 에어부산 측 진술과 초기 조사 내용에 근거해 작성됐다.
화재 진압은 오후 10시20분쯤 본격적으로 시작돼 오후 11시31분에 완료됐다. 소방당국은 7명을 경상으로 분류했는데 항철위는 중상 3명, 경상 24명으로 부상자를 분류했다.
항철위는 화재 감식, 비행자료기록장치(FDR),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자료 분석, 항공 교통 관제 데이터, 항공기 부품 검사, 탑승객 인터뷰, 지상 승무원 증언 등을 종합해 사고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사고 원인이 담기는 최종보고서는 1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