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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케시가 특유의 로파이 감성으로 4500여명 한국 팬의 마음을 촉촉히 적셨다.
1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케시(Keshi) 내한 공연 ‘레퀴엠 투어 인 서울(REQUIEM TOUR IN SEOUL)’이 열렸다.
케시는 글로벌 음원 공유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발굴된 아티스트다. 간호사로 일하며 음악 작업을 병행하던 그는 기타, 로파이(Lo-Fi, 저음질) 비트, 몽환적인 음색 등 다양한 매력 포인트로 주목받았다. 이에 첫 싱글 ‘오버 유(over u)’ 발매 2년 만인 2019년 아일랜드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22년 첫 스튜디오 앨범 ‘가브리엘(GABRIEL)’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6위, 31억 스트리밍 등 성과를 냈다. 국내에서는 ‘라이트 히어(right here)’, ‘서머(summer)’, ‘올웨이즈(always)’를 보너스 트랙으로 넣은 코리안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중 ‘라이트 히어’는 그룹 방탄소년단 정국의 스포티파이 개인 플레이리스트에 담겨 관심을 모았다. 최근 발표한 앨범은 지난해 9월 선보인 두 번째 정규 앨범 ‘레퀴엠’으로, 이번 투어명과 동일하다.
2022년 12월 한국을 찾았던 케시는 이날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2년여 만에 내한했다. ‘아멘(Amen)’으로 공연을 시작한 그는 사실상 첫 번째 곡인 ‘세이(Say)’부터 관객의 떼창을 끌어내며 국내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탄탄한 가성으로 소화한 고음부가 돋보였던 ‘나이트(Night)’ 무대에는 장내가 울릴 만큼 함성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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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키스 미 라이트(Kiss Me Right)’, ‘라이크 댓(Like That)’, ‘더 리퍼(the reaper)’, ‘라이크 아이 니드 유(like i need you)’를 불렀다. 2500명에 달하는 스탠딩 관객과의 호흡이 두드러지는 트랙들이었다. 자연스럽게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노래에 완벽한 호응 유도까지 더해져 공연은 한층 풍성해졌다. 특히 국내 팬이 사랑하는 노래 중 하나인 ‘비사이드 유(beside you)’ 도입부가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탄성이 들렸다. 케시는 격정적이고 화려한 기타 연주, 진성과 가성을 오가면서도 안정적인 라이브로 화답했다.
잠시 팬들과의 소통에 나선 케시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거듭 인사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애정과 응원의 문구를 적은 스케치북을 확인했고, 일부 팬들에게 기타 피크를 선물해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이후 ‘소프트 스폿(Soft Spot)’을 시작으로 ‘텍사스(Texas)’, ‘드림(Dream)’, ‘림보(LIMBO)’, ‘서머(summer)’,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등 앞서 가창한 노래들과 다르게 잔잔하고 서정적인 곡들로 무대를 꾸몄다.
케시의 팬서비스는 무대가 잠시 암전될 때도 계속됐다. 몇몇 팬이 영어로 사랑한다고 외치자 ‘아이 러브 유(I love you)’라고 속삭였고, 또 다른 팬의 애정 표현에는 한국어로 사랑한다고 받아쳐 큰 환호를 자아냈다.
‘포레버(Forever)’를 부르기 전에는 관객에게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달라고 요청했다. 하얗게 물든 콘서트장에 그의 몽환적인 음색이 울려 퍼지며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드렁크(drunk)’ 무대는 관객과의 컬래버레이션이 돋보였다. 이미 공연을 마친 나라의 팬들과 목소리 크기로 겨룰 것을 제안했고, 관객들은 이날 공연 중 가장 크게 노래했다.
이밖에도 ‘언더스탠드(UNDERSTAND)’, ‘저스트 두 다이(Just To Die)’, ‘터치(TOUCH)’, ‘워(War)’, ‘투 순(2 soon)’, ‘보디스(Bodies)’, ‘유포리아(Euphoria)’ 모두 탁월한 라이브로 소화해 감동을 안겼다. 앙코르곡으로는 ‘이드(Id)’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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