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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앞두고, 전직 대통령을 줄지어 예방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어려운 시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정치권은 당 체질 개선보다 단합에 힘 실리는 배경으로 ‘당권’을 지목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3일 대구 달성군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우려와 어려운 여당의 정치적 환경 등이 논의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데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내 단합을 강조하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암시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어려울 때 대의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집권당 대표의 소신이 지나치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당 의원들도 소신을 내세워 개인행동을 지나치게 하는 건 위기극복에 도움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와 당내 소장파인 ‘친한계’를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당내 잡음 문제를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마지막 변론이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는 평가를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보수 정당이 생긴 후 가장 어려운 시기로 소수·다수 상관없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집권당은 소수라도 힘을 모은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 원내대표도 지난달 17일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에도 어려운 정국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당내 단합과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당은 당 단합에 집중할 것이다. 이번 대선이 승패를 떠나 당권에 직접적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체질 변화에 대한 목소리는 수도권이 높지만, 당 주류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당 주류의 기반이 강성지지층에 있는 만큼, 단합을 외칠 수밖에 없다”며 “당에서 중도전략은 선대위와 대선후보에게 맡기려 할 것이다. 결국 당 방향은 투 트랙 전략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