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벌어진 3·1절 집회에서 막말을 쏟아냈다. 각종 선거에서 ‘캐스팅보트’인 청년들은 정치권을 향해 3·1절 취지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의 3·1절 탄핵반대 집회 발언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서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헌법재판소(헌재)를 때려 부수자고 했다”며 “광화문 집회에서는 헌법재판관을 처단하라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편지도 공개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평도 ‘꽃게밥’ 발언을 비판했다.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을 지역구로 둔 배준영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연평도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 꽃게 밥이 됐다는 말을 했다”며 “연평도 치안·안보 사각 지역 폄훼 발언은 이 대표의 서해5도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꽃게잡이를 주요 생업으로 둔 연평도 주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발언”이라며 “과거 연평도에서 실족한 해양수산부(해수부) 공무원 사건을 묻어버린 민주당 정부의 행태와 겹쳐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은 정치권의 탄핵찬반 집회의 망언에 3·1절 독립운동 의미가 퇴색됐다고 평가했다. 여야가 독립운동가를 위한 시간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3·1절에 헌법재판소를 부수라는 발언은 매우 잘못됐다. 연평도 꽃게밥 발언 역시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태극기를 들고, 3·1절에 국가기관을 공격하라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으로 목숨이 위협받았다는 뜻은 이해할 수 있지만, 민감한 지역을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헌재 공격 발언이 나온 여당이 꽃게밥 문제로 고소를 고려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광주 소촌동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B씨도 “국가기관 공격을 유도하는 발언은 선을 넘었다. 연평도 꽃게밥 언급도 감정만 자극하는 발언”이라며 “3·1절은 순국선열을 위한 시간이지만, 정치권이 막말해 이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인천 만안구 거주하는 30대 남성 C씨도 “3·1절에 나온 폭력적인 발언과 연평도 꽃게밥 발언 모두 선동으로 취지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막말은) 양당 모두 수위차이만 있을 뿐 별반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또 “순국선열을 기리는 날에 이런 싸움을 벌이는 것을 보면 청년을 위한다는 발언도 그대로 들리지 않는다”며 “정치싸움에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려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는 청년층이 선동·선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철현 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청년층이 무관심한 것 같지만, 건전한 비판과 주장에 대해선 지지를 하고 있다. 선동·선전적으로 과격한 발언에 끌려오지 않는다”며 “정치적 도구로 자신들을 활용하려는데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