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박보검에 600억 제작비…‘폭싹 속았수다’, 꼭꼭 씹어 먹는 제주 사계절 [쿠키 현장]

아이유·박보검에 600억 제작비…‘폭싹 속았수다’, 꼭꼭 씹어 먹는 제주 사계절 [쿠키 현장]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

기사승인 2025-03-05 12:32:31 업데이트 2025-03-05 16:10:24
배우 박해준, 문소리, 아이유, 박보검(왼쪽부터)이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아이유, 박보검 등 출연진은 물론, 김원석 감독까지 꼭꼭 씹어서 음미할 것을 당부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베일을 벗는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원석 감독, 배우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이 참석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그린다.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를 쓴 임상춘 작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의 만남으로 벌써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원석 감독은 연출 주안점을 묻는 말에 임상춘 작가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답했다. “운이 좋아서 좋은 작가님들과 해왔다”고 운을 뗀 김 감독은 “캐스팅, 후반 작업, 음악도 작가님과 상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의 사람냄새 나는 캐릭터의 결을 잘 살리려고 했다”며 “그러려면 좋은 연기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도록 하고, 감정이 끊기지 않게 물 흐르듯이 촬영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제목은 ‘매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김원석 감독은 “처음부터 조부모 세대,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가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대간, 성별간 보이지 않는 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금이나마 허물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아이유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애순 역을, 박보검은 운동도 장사도 군소리 없이 해내는 팔불출 무쇠 관식 역을 맡았다. 어른이 된 애순과 관식은 각각 문소리와 박해준이 연기한다.

동갑내기 친구인 아이유와 박보검은 30대가 돼서야 한 작품의 파트너로 만나게 됐다. 아이유는 “본격적으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는데 첫 촬영부터 떨리지 않고, 어릴 적부터 관계를 이어온 애순이와 관식이처럼 편했다”며 박보검과 케미스트리에 만족했다. 박보검은 “나이가 들면서 연기를 같이 하는 것 자체가 귀하고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정말 즐거웠던 작업”이라고 화답했다.

배우 아이유(왼쪽), 박보검이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석 감독(왼쪽)이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캐릭터의 청년, 장년 모두 다루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배우들의 싱크로율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문소리는 아이유의 점까지 따라 그리는 열정을 보였다고 해 기대를 높인다. 그는 “분장할 때 점을 찍어달라고 했다”며 “작가님이 대본 안에 서로 하는 행동들, 늘 버릇처럼 하는 말투들을 잘 써주셔서 연결 지어보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아이유는 “점은 제가 지워도 되는 부분인데 선배님께서 찍으시면서 배려해 주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1960년대부터 2025년까지, 그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이자 사람들의 보편타당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전언이다.

김원석 감독은 “긴 시간을 한 작품에 담은 드라마가 최근에 없었던 것 같다. 구현하기 힘들고, 돈도 많이 필요하고, 정말 잘하는 스태프가 붙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시대의 변화가 주인공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그런 시대상들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최고의 미술감독님, 최고의 촬영감독님을 모셔서 한 땀 한 땀 공을 들였다”고 자신했다.

이는 제작비 600억원이 들었다는 설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련 질문을 받은 김원석 감독은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며 “제작비에 상응하는 재미가 있도록 만들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오픈 세트를 지었고, 시대별로 미술이 계속 바뀌어야 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VFX도 꽤 있다”고 힘을 준 지점을 강조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7일부터 매주 금요일 에피소드 4편씩 4주에 걸쳐 시청자를 만난다. 이러한 공개 방식은 넷플릭스 최초다. 김원석 감독은 “요즘 몰아보거나 빨리 돌리며 보는데 그렇게는 정수를 느낄 수 없는 드라마”라며 “앞을 꼼꼼하게 보면 뒤로 갈수록 더 큰 재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원석 감독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며 “모든 스태프, 연기자가 마음을 바쳤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꼭 천천히 끝까지 봐달라”며 ”엔딩 크레디트가 끝나고도 작가님의 선물이 있다”고 당부했다. 문소리 역시 ”꼭꼭 천천히 씹어서 음미하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탰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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