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가 회복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삼성전자 주총 초반부터 주주들은 주가 하락의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질문이 나올 때마다 고개를 숙였다. 이에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기다리자며 만류하는 주주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컨벤션에서 제55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900여명의 주주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날 주주들은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핵심으로 반도체 성과를 꼽았다. 지난해 7월 8만원대를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10월 15일(종가 기준) 이후 5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도 “삼성전자 주가의 많은 부분은 반도체 부문의 성과에 많이 좌우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삼성의 HBM3E 12단으로 전환해 구객 수요에 맞춰 램프업(생산량 증가)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기 주총에 참여한 삼성전자 주주의 첫 질문은 “지난해 7~8만원이었던 주가가 현재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한지 한참 지났다”며 “SK하이닉스 등 다른 회사에 비해 주가가 나쁜 이유와 대책을 말해 달라”고 날선 지적을 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지난해 변화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이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2024년 임원 성과급 주식보상제도 도입 △2026년 직원 성과급 주시보장제도 확대 도입 △기술 경쟁력 회복 등의 구상을 내세웠다.
한 주주는 “1년 전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에 납품될 것이라는 말을 믿고 경쟁사의 주식을 팔고 삼성전자를 샀으나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엔비디아의 HBM 퀄테스트 통과를 못하고 있는 이유와 해결책이 있는냐”고 올해 HBM의 전망을 물었다.
이에 전 부회장은 “저희가 HBM의 트랜드를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으나 현재 조직 개편과 기술 개발로 토대를 마련했다”며 “늦어도 하반기에는 삼성의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HBM4(6세대)와 커스텀(고객맞춤형) HBM 등 차세대 HBM 시장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로우엔드(저가형) 시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경쟁에 참여해 삼성전자 주가의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주주의 질문에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저가형 시장도 물량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라며 “HBM, DDR5, 서버용 SSD 등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차별화된 기술과 선단 공정을 적용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안건 표결 직후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인 한 부회장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각 부문의 경영 현황과 올해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이어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과 함께 박순철 경영지원실장, 김우준 네트워크 사업부장, 전경훈 DX부문 CTO, 박용인 S.LSI 사업부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부문 사업부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부장, 송재혁 DS부문 CTO,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 10명이 직접 단상에 올라 주주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