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오세훈 “토허제 해제 후 부동산 변동성 커져…송구스러워”

고개 숙인 오세훈 “토허제 해제 후 부동산 변동성 커져…송구스러워”

토허제 한 달 만에 재지정…“투기성 거래 증가 신호 포착”

기사승인 2025-03-19 14:36:52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이에 대해 사과했다.

오 시장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관련 브리핑’에서 “지난달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 집이나 땅을 거래할 때, 관할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다.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 매매만 허용돼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그는 “2월 거래 신고가 상당 부분 마감되는 시점인 3월부터 신고 건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감지됐다”며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와 공동으로 매수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강남3구를 중심으로 갭투자 비율이 2월에 상승하면서 투기성 거래 증가 신호도 포착됐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에 따라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오는 24일부터 9월30일까지 6개월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기존 강남 3구에 용산구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추가됐다.

그는 지난달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배경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시의 규제 철폐 시민 대토론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요구가 다시 제기됐다. 당시 주택 가격은 안정세였고 거래량도 급감하며 시장 위축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며 “정상적인 거래를 활성화하고 매수·매도자 간 자유로운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제가 규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여전히 주택 시장이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토지거래허가제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형성을 유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자유거래를 침해하는 반시장적 규제임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허제는 시장 기능을 왜곡할 수 있는 ‘극약 처방’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