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연금개혁안’ 1차 합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아직도 숙제는 남아있다. 현행 모수개혁으로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야는 입을 모아 ‘자동조정장치’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 목소리를 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20일 ‘국민연금법’ 토론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난 1998년 이후 단 한 번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역대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구조개혁을 하지 못하면 보험료 적자는 피할 수 없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국민연금) 가입자는 줄고 수급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라며 “이 경우 국민연금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부의장은 또 “국민연금은 국내기업 283곳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대규모 주식 매도에 나설 때 주가 하락에 그치지 않고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며 “미래세대를 위해 ‘자동조정장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연금법’ 토론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조건을 내걸면 논의를 지연해 불가피한 선택을 내렸다. 모수개혁이 국민께 부담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금개혁안으로 18년 만에 다시 한 발짝 나아가게 됐다. 세대 간 형평성 제고와 보장성 강화를 고심했다”며 “이는 어렵게 도착하게 된 새로운 출발선이다.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구조개혁’ 동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노후 희망으로 자리 잡는 연금을 강조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손주들에게 무언가 해주는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며 “연애와 결혼, 출산이 막막한 청년세대에게 노후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개혁신당에서도 ‘국민연금법’ 모수개혁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구조개혁으로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국민연금법 토론에서 모수개혁에 그치는 합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18년 만에 국민연금 모수조정에 합의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은 부모가 자녀 저금통을 털어 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천 원내대표는 “소득대체율 43%, 보험료율 13%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1970년 출생아는 100만명인데 2024년 출생아는 24만명 밖에 되지 않는다”며 “초고령화 대한민국에서 미래세대는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앞 세대에서 최소한의 폭탄 해체작업을 해두지 않으면 뒷 세대는 말 그대로 폭발한다. 그러나 오늘 합의안에는 막대한 부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동조정장치 논의가 미뤄졌다”며 “오늘 모수조정은 기존 정부안보다 청년에게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또 “자동조정장치에 대한 반대는 현행 개편안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반증한다”며 “구조조정과 구조개혁 담보 없이 모수조정만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