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강진군과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는 이 문학상은 ‘영랑 김윤식 선생의 문학 정신을 창조적으로 구현한 역량 있는 시인’을 발굴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조용미 시인의 이번 시집 ‘초록의 어두운 부분’은 이전작인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에서 이어지는 고전적 문양의 탐구를 더욱 심화시킨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이번 시집은 고전의 개념을 옛 미학이나 문헌을 넘어, 우주의 질서를 시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심사위원들은 김영랑 시의 조선적 정서를 가장 근접하게 담아낸 시인으로 조용미를 꼽았으며, 전원 일치로 수상을 결정했다.
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조용미의 시는 전통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접목하며 시의 형식과 리듬을 새롭게 제안하는 긴장감 속에서 고전미와 현대미를 오가는 독창적인 성취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조용미 시인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1990년 ‘한길문학’에 ‘청어는 가시가 많아’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기억의 행성’, ‘당신의 아름다움’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하며 꾸준히 활동해 왔다.
김달진문학상, 김준성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목월문학상을 수상했다.
조용미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시는 말의 리듬이 출렁이다 가라앉는 생의 방식이며, 색과 소리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이다”며 “시를 쓰는 참뜻은 고기잡이보다 세상 생각을 잊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랑의 시처럼 아름다운 우리말의 리듬과 정서를 고민하며, 앞으로도 시를 통해 이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랑시문학상은 한국 현대시의 거장 김영랑 시인의 문학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4월 18일 강진아트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조용미 시인에게는 상금 30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