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장 3~20㎛의 중적외선 대역은 다양한 분자의 특정 진동 모드로 고유한 흡수 스펙트럼을 형성하기 때문에 비침습적 화학분석, 환경 모니터링, 가스센싱, 산업안전관리, 의료진단 등 광범위 응용이 가능하다.
최근 놀라운 성과를 계속 내놓고 있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역시 중적외선 스펙트럼으로 외계 행성 대기의 수증기, 이산화황 등 분자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다.
그러나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는 상온에서의 높은 열적 잡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각 시스템이 필요, 장비의 크기와 비용을 증가시켜 휴대용 기기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
아울러 실리콘 기반 CMOS 공정과 호환되지 않아 대량생산이 어려워 상용화가 제한적이었다.
휴대 가능한 중적외선 광검출기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상현 교수팀이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중적외선 광검출기 기술을 개발, 초소형 광학 센서 상용화에 새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에 개발한 광검출기는 기존 실리콘 기반 CMOS 공정을 활용해 저비용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광검출기를 적용한 초소형·초박형 광학센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실시간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하며 환경 모니터링 및 유해가스 분석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실리콘과 같은 4족 원소 ‘저마늄’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광학플랫폼을 활용, 광대역 중적외선 검출 성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도파로형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도파로는 빛을 특정한 경로로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구조물로, 온-칩(on-chip)에서 다양한 기능의 광학 회로를 구현하려면 도파로 기반의 광학소자 개발이 필수다.
이 기술은 기존 광검출기 동작에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밴드갭 흡수원리와 다른 ‘볼로미터 효과’를 활용했다. 볼로미터 효과는 빛을 흡수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이 때 온도 변화에 따라 전기신호가 달라지는 원리다.
이를 활용하면 중적외선 스펙트럼 영역 전체를 대응할 수 있어 다양한 종류의 분자를 실시간 센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한 중적외선 도파로형 광검출기는 상온동작 성능을 확보해 기존 냉각기가 필요 없고, CMOS 공정 호환적용으로 높은 제작비 문제와 대량생산성을 동시해 해결한 혁신기술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접근으로, 환경 모니터링, 의료진단, 산업 공정관리, 국방, 보안, 스마트 디바이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 가능성이 크다”며 “차세대 중적외선 센서 기술의 핵심적인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KAIST 심준섭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s, JCR 2.9%, IF=20.6)’ 지난 19일자 게재됐다.
(논문명: Room-temperature waveguide-integrated photodetector using bolometric effect for mid-infrared spectroscopy applications, https://doi.org/10.1038/s41377-025-0180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