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용 김해시장이 올해 김해시군 통합 30주년을 맞아 김해 미래 30년을 위한 '명품도시 김해'를 만들고자 분야별 도시 공간 재구조화를 추진한다.
그는 시장으로서 시민이 떠나고 싶은 도시가 아닌 정착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자급자족 도시'를 만드는 게 꿈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 삶의 만족도가 높은 분야별 도시인프라를 장착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도시'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가 그리는 김해의 현재와 미래는 특정 분야에만 도시 기능이 쏠린 '편중도시'가 아니라 도시 전 분야에 고른 평균치를 유지하는 도시다. 그래야만 시민이 떠나는 도시가 아닌 정착해서 머무는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시장은 이를 실현하고자 도시의 기본인 주거와 일자리를 포함한 산업 분야와 교육 의료, 생활체육 분야에 시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도시 장애물'을 없애는데 시정을 주력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교육문제와 도시 공간 재편'이란 '둥지'를 외부기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시가 시민과 함께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자급자족 도시'를 지향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해 김해시군 통합 30주년에 즈음해 홍 시장이 '자급자족형 명품도시 김해'를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지 들어봤다.
-김해 미래도시는 어떤 유형인가
가장 모델로 삼고 싶은 도시는 미국 보스턴시다. 인구 80만명 도시에 세계 굴지의 대학과 기업들이 몰려 있다. 이런 도시 여건으로 보스턴시는 연 2조 달러 한국 돈으로 연 2000조를 생산하는 도시다. 국내 예산 규모의 3배 정도를 보스톤시에서 만들어내는 셈이다.

그 요인은 결국 사람이 모든 걸 해결하는 사람에 달렸다고 본다. 대학 MIT나 하버드대 등은 고급 인재들을 양성해 사회로 내보내는 '학문의 전당'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형 명품도시 반열에 오를 수밖에 없는 도시구조다.
다행히 김해는 주변에 바다와 물류단지를 두고 있어 보스톤시와 유사한 점이 많다. 부산신항과 가덕도신공항 등 잘 발달한 물류 교통망을 활용하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태평양권역과 연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경제 산업분야는 뭘 중점적으로 추진하나
김해는 기업은 많지만 대부분 부가가치가 낮은 기업들이 주류다. 청년들과 젊은 층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 이를 충족시키려면 미래자동차나 센서 산업 등 고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업체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제조기업체들을 미래자동차나 고부가가치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고자 산업단지를 집적화할 계획이다. 주촌에는 400개 기업으로 늘어난 의생명의료기기 주력단지로 조성하겠다. 의생명산업과 관련한 의생명 전문산업단지도 만들 생각이다. 주촌지역에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해 100여개 창업기업들을 입주시키겠다.

국책사업인 동북아물류플랫폼사업도 재추진할 생각이다. 시가 올해 평가에서 탈락한 이유는 면적이 너무 방대한데다 입주할 기업들을 구체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면적을 축소해 불암을 중심으로 1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화목동까지 확장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해에 국책사업을 가져와야 한다는 명분에서 올 연말쯤 다시 심사를 받을 생각이다.
쿠팡이 김해에 경남 물류센터허브를 조성하는 것도 국책사업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쿠팡이 김해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주변 사통팔달의 교통망 형성으로 영남권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장유 롯데 부지 1만7000평을 매입해 이 중 7000평을 경남글로벌컨텐츠허브를 조성해 게임이나 만화 에니메이션 등 컨텐츠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 제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신성장미래동력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 진영일원에 미래전략산업과 관련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특화산단을 추진할 생각이다. 특화산단으로 가면서 젊은 층이 모여들 수 있도록 'RE200 전용산단'도 조성하겠다.
-교통 분야의 구상은
경전철 역세권과 내외동 북부동 해반천을 따라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 장기적 차원에서 장유와 진영을 잇는 경전철 확장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중교통 무료화'도 추진해야 한다. 버스준공영제에 연간 투입하는 예산에 200억원 정도만 더 보태면 전 시민의 대중교통 무료화가 가능하다.
김해 도심지와 장유 진영 간 떨어져 있는 도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대안으로는 장유와 진영까지를 연장하는 경전철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분야에 관한 생각은
아이들이 대거 줄어들고 있다. 김해 내외동의 경우 초등학교 7개 학생을 다 합쳐도 250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계속 학생이 감소하면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김해의 교육 문제가 절박한데도 외부 교육기관은 무관심하다. 김해고교를 주촌으로 옮겨 비평준화 고교를 만들려고 했으나 도교육청의 반대로 무산됐다.
김해지역 고교 졸업생은 연간 4000명에 이른다. 이 중 김해지역 대학에 입학하는 인원은 400명도 안 된다. 이는 청년인구가 대거 외지로 빠져나간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해 인재 외부 유출을 막는 방안으로 김해 고교졸업생들이 김해지역 대학을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제도를 도입하겠다.
지역 대학들도 변해야 한다. 대학의 경우 학생 수가 급감한 만큼 김해지역 3개 대학이 대학공간을 1인 창조 기업체에 문을 열어 산학공동교육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경영상태가 어려운 지역대학 운영을 활성화하고자 김해대의 경우 김해지역에 뿌리산업이 많은 점을 고려해 뿌리산업육성거점 대학으로 지정받도록 지원하겠다. 대학 공간이나 교육과정을 개방해 줄어든 인구를 김해로 다시 모이게 해야 한다.

-의료 생활체육분야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하나
김해복음병원이 낙찰받은 김해중앙병원을 일반종합병원이 아닌 대학병원에 맞먹는 상급의료기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일방종합병원은 거점별로 다 있기 때문에 일반종합병원을 또다시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해중앙병원을 의과대학을 둔 대학의 교육협력병원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2032년도에는 300병상 규모의 공공의료원이 김해에 설립된다. 이 경우 김해는 그야말로 소아병원과 일반종합병원 5곳, 상급의료기관 등을 골고루 갖춤으로써 명실상부 '의료선진도시'가 될 수 있다.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생활체육도 활성화하겠다. 이를 위해 대동면 생태체육공원을 스포츠와 레저 수상시설 인프라를 갖춘 스포츠레저시설로 변경할 계획이다. 운동장을 다목적운동장으로 활용하고자 옛 김해운동장과 현 김해운동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 시장은 "김해의 미래는 시민이 지역에서 살아가는데 전혀 불편함을 못 느끼는 '선순환 자급자족형 명품도시'에 있다고 보고 시정을 집중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