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박한 가지에 드문드문 생기가 솟는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에버랜드도 ‘봄’을 맞았다.
에버랜드는 ‘당신이 기다렸던 봄’을 컨셉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관람객에게 다가간다. 지난 2일 방문한 에버랜드의 메인 정원 ‘포시즌스가든’에서는 ‘산리오 캐릭터’들이 형형색색 튤립 사이에 놓여 있었다. 100여종, 약 120만송이 봄꽃을 선보이는 튤립축제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번 튤립축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IP와의 콘텐츠 협업을 이어간다. 다만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는 물론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교동, 케로케로케로피, 우사하나 등 아홉 캐릭터가 파크 전역을 물들이고 있다.
산리오 캐릭터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사로잡고 있었다. 특히 메인 무대에 봄꽃 생화로 만든 헬로키티 대형 토피어리와 7m 높이의 시나모롤 조형물 등이 눈에 띄었다. 어린 아이들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들, 20대 관람객도 해당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이날 두 딸을 데리고 튤립축제에 방문한 박수정(34·여)씨는 “(아이가) 포챠코와 마이멜로디를 너무 좋아한다”며 “평소에 좋아하던 놀이기구에도 관심이 없을 정도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픈한 에버랜드 튤립축제에 지금까지 열흘 간 약 20만명이 다녀갔다. 이는 전년 동기 방문객 대비 약 20% 증가한 규모다.
산리오 캐릭터들의 야외 공연도 포인트다. 산리오 캐릭터들은 최초로 일본 밖으로 나와 공연에 나선다. 유양곤 에버랜드 전략마케팅팀장은 “산리오 캐릭터로 공연하는 관계자들은 직접 일본으로 넘어가 트레이닝을 받고 하루 두 번 공연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했다. 사파리만큼이나 동물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리버 트레일 어드벤처’다. 에버랜드의 양대 사파리인 ‘사파리월드’와 ‘로스트밸리’ 사이 수상길을 도보로 탐험하는 이색 체험 프로그램이다. 평소 쓰지 않던 수로 위에 다리를 설치해 사자, 기린, 코끼리, 하이에나 등 9종 30여 마리의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말하는 코끼리로 유명한 코식이와 어린 기린 마루도 만날 수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가든패스(Garden Pass)’는 국내 최초의 정원 구독 서비스다. 계절에 따라 하늘정원길, 가실 벚꽃길, 옛돌정원, 썸머블루밍가든, 은행나무 숲길 등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어느 계절 방문해도 ‘당신의 정원’처럼 느껴지게끔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하늘정원길에서 매화를 감상할 수 있다. ‘매화에 진심’인 모습도 볼 수 있다. 13개 품종 매화를 700그루가량 심어 뒀다. 본래 광양이나 구례 등 남쪽 지방이 매화가 자라기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지만, 에버랜드는 처음 매화 정원을 기획하면서 ‘중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수도권에서 매화를 감상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가든패스 현장 관계자는 “원래 튤립은 3년까진 꽃이 다시 자라는 식물이지만, 보관 등의 문제로 인해 꽃이 지면 뽑아서 버린 뒤 새 튤립 구근을 사다 심는다. 그 편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에버랜드는 살아 있는 튤립을 버리지 않고 다음 해에 또 꽃을 틔우도록 키운다”고 전했다.
이어 “매화 외에도 임원들의 선물로 많이 들어오는 분재를 직접 심어 키우기도 한다”며 “식물들이 다시금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