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도 언론도 못 믿어”…정진상, 대장동 재판 출석해 증언 일절 거부

“검찰도 언론도 못 믿어”…정진상, 대장동 재판 출석해 증언 일절 거부

기사승인 2025-04-29 08:00:03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의혹 민간업자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거부합니다”란 말로 일관하며 증언을 하지 않았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전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정 전 실장은 증인으로 나와 검찰 주신문에서 “(관련 사건으로) 재판받는 관계로 일체 증언에 대해 거부하겠다”고 밝힌 뒤, 2023년 1월 조사 당시 작성된 진술조서가 사실대로 기재된 것인지 확인하는 진정성립 단계부터 입을 다물었다.

정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사항을 비롯해 이어진 검사 질문에도 “거부하겠다”고만 답했다.

정 전 실장이 유 전 본부장의 임명 날짜와 관련한 진술마저 거부하자 재판부는 '증인(재판)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었고, 정 전 실장은 증언을 거부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정 전 실장은 “첫째로 백현동 사건 1, 2심에서 검찰로부터 증인신청을 요구받았는데 1심에선 나가려 했는데 검찰이 '다른 재판 받고 있는데 굳이 나올 필요 있냐'고 해서 안 나갔다”며 “본인들 필요할 때는 안 나와도 된다고 한다. 전체적인 증인신청과 관련된 제 신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로 어떤 증언을 해도 언론에서 항상 제가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비틀어서 쓴다. 어떤 증언도 할 수 없다”며 “자신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사건에서는 상세히 답변 중”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가 '이 사건 피고인들도 (정 전 실장) 재판에 가서 장시간 증언하지 않았느냐. 증인과 증인 변호인도 반대신문을 했는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자 정 전 실장은 "본인들 판단이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전 실장은 '차라리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도 거듭 “마음먹은 게 있으니 증언을 거부하겠다”면서 “양해해달라”고 했다.

증언 거부가 이어지자 검찰과 정 전 실장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사가 ‘백현동 관련 사건 2심에서 본인 증언의 신빙성이 배척되자 이번에는 진술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정 전 실장은 “그런 거 아니다”며 “마음대로 상상하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정작 이재명 증인은 끝까지 안 나왔고, 모든 일체 진술을 거부했다. 이 재판 과정에 본인 의견 주장 평가를 다른 방식으로 반영해달라고 할 계획은 (있느냐)”고 질문하자 정 전 실장은 “현재로는 없고요. 그만하십시오. 뭐 하는 겁니까?”라며 했다.
이에 검사가 "증인이야말로 뭐 하는 겁니까?"라고 맞받자 재판부는 "두 분 다 그만하라"며 제지했다. 

재판부는 앞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 후보가 5차례 불출석하자 더 소환하지 않고 정 전 실장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과 16일, 19일 반대신문 일정을 잡아두고 정 전 실장을 향해 "(해당 일자에) 나온다고 각오하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18일 첫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치아 임플란트 수술 관련 치료 예약이 잡혀 있어 출석이 어렵다며 출석하지 않았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