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자폐아동과 마음 통하는 대화'… KAIST, AI 소통앱 개발

[쿠키과학] '자폐아동과 마음 통하는 대화'… KAIST, AI 소통앱 개발

자폐아동-부모 소통 돕는 액세스톡
네이버 AI Lab, 도닥임 아동발달센터 협력
ACM CHI 2025, 최우수 논문상

기사승인 2025-05-18 12:00:04
자폐아동과 의사소통하는 액세스톡 시스템. KAIST 

자폐아동과 부모 사이에 의미있는 대화를 유도하는 인공지능(AI) 소통도구가 나왔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홍화정 교수팀은 네이버 AI Lab, 도닥임 아동발달센터과 협력해 자폐아동과 부모 간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어주는 AI 기반 소통도구 ‘액세스톡(AAcessTalk)'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액세스톡은 대화로 의사표현이 어려운 최소발화 자폐아동(MVA)과 부모와  의미 있는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태블릿 기반 AI 소통시스템이다. 

기존 자폐아동의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도구들은 제한된 카드 소통만 지원해 아동의 관심사나 미묘한 감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AI 기술로 아동의 관심사와 상황 맥락을 반영한 개인화된 단어 카드를 실시간 추천, 부모에게 상황에 따른 구체적 대화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설계했다. 

특히 아동의 소통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기능을 탑재했다.

여기에는 커다란 ‘대화전환 버튼’을 설치해 아동이 대화를 시작하거나 종료할 시점을 직접 결정토록 했다. 이를 통해 “엄마는요?” 같은 질문버튼으로 부모의 생각을 물으며 소통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실제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은 이런 기능으로 생애 최초로 질문을 받는 경험을 했고, 이에 "처음으로 아이와 진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부모는 "아이가 예상치 못한 단어를 사용해 놀랐다"며 "이를 통해 아이의 언어능력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2주간 11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현장연구에서 부모들은 AI가 제공하는 대화 가이드로 일상적이고 반복적이던 소통 패턴에서 벗어나 보다 풍부한 대화를 경험했고, 자폐아동 역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며 주도적으로 대화를 전개했다.

홍 교수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AI가 단순히 소통 효율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가족 간 진정한 연결과 이해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람중심 기술개발을 지속하고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질적 기술 적용과 사용자 경험 기반 연구를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최다솜 박사과정(제1저자)이 네이버 AI Lab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진행했고, 연구결과는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ACM CHI 2025’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논문명: AACessTalk: Fostering Communication between Minimally Verbal Autistic Children and Parents with Contextual Guidance and Card Recommendation /   DOI: 10.1145/3706598.3713792 ※ 최다솜(KAIST, 네이버 AI 제1저자), 박소현(네이버 AI 랩) 이경아(도닥임 아동발달센터), 홍화정(KAIST), 김영호(네이버 AI 랩, 교신저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