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NCT 도영을 꿈꾸게 하는 힘은 ‘노래’다. 노래를 좋아하던 소년에서 팀 메인보컬로, 그리고 솔로 가수로, 노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연속이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노래’가 일이 아니란다. 지난 6일 서울 성수동1가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재미로 따지면 세상에서 노래하는 것만큼 재밌는 게 하나도 없다”며 여전한 애정을 내비쳤다.
도영은 9일 두 번째 솔로 앨범 ‘소어’(Soar)를 발매한다. 첫 번째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그는 “1집에는 청춘의 다양한 감정을 담아 보려 했다면, 이번에는 청춘을 초월한 것을 찾으려 했다. 그러다 꿈이 떠올랐고, 시각적으로 날개라는 이미지를 덧붙이면서 ‘소어’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듣는 이에게 ‘꿈꾸게 하는 힘’을 전하기 위한 신보를 만드는 과정은 그에게도 꿈 같은 일이었다. YB 윤도현, 자우림 김윤아, 넬 김종완에게 곡을 받아 트랙리스트를 채운 것.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자란 밴드부 보컬 출신인 그에게는 더욱 뜻깊은 협업일 수밖에 없다.
“학창시절 팬이었던 아티스트분들과의 작업이 이뤄졌어요. 속으로는 너무 좋았지만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너무 한 분 한 분 거물급 아티스트셔서 한 앨범에 감히 노래를 다 실어도 될까 싶었죠. 막중한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들기도 했어요.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려고 했죠.”
김윤아, 윤도현, 김종완은 각각 ‘동경’, ‘고요’, ‘샌드박스’(Sand Box)를 내어줬다. 모두 수록곡이다. 세 사람의 노래가 아닌 ‘안녕, 우주’가 타이틀곡이 된 배경이 궁금하다. 도영은 “모든 노래가 장르적 다름이 있을 뿐이지 타이틀곡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운을 떼며 후일담을 전했다.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데 정해진 날에 앨범을 내야 하니 마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쯤 서동환 작곡가님께서 30초짜리 건반 연주로만 이뤄진 멜로디만 있는 후렴 톱라인을 보내주셨어요. 그날 ‘더 모멘텀’ LA 공연날이었는데, 일어나서 들었더니 너무 좋더라고요. 공연 전 4~5시간 만에 1절 분량을 같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공연을 다녀왔는데 이미 모두의 동의를 얻고 타이틀이 됐더라고요. 사실 SM에서 노래를 다 완성시켜서 들려줘도 타이틀이 되기 쉽지 않거든요. 이 정도면 모두의 공감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이처럼 도영은 팀 활동을 병행하며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색채가 판이하다 보니 스스로 기준점을 세워두지 않으면 혼란스러울 법하다. 그러나 야물딱진 그는 일찌감치 그 기준을 세워둔 모양새였다. 물론, 노래에 대한 사랑은 기본값이다.
“팀에서 하는 음악은 저 혼자 절대 할 수 없었던 음악들밖에 없어요. 함께하기 때문에 구현할 수 있는 음악이 팀 활동에서 우선돼야 하고, 혼자서도 잘하고 해낼 수 있는 음악을 개인 활동의 영역으로 구분하려고 해요. 스케줄이 많았지만 모두 노래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소어’는 도영이 올해 입대에 앞서 발표하는 마지막 개인 앨범이 될 전망이다. 이 앨범이 자신을 추억하는 매개가 돼주길 바란 이유다. 그는 벌써 이별을 걱정하는 팬들을 위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특정한 계절감을 두지 않으려고 했어요. 제가 자리를 비운 시간에 저를 회상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절에 맞춰서 꺼내 들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일기장 같기도 해요. 되게 사적이지만, 소중한 사람에게는 몇 번이고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요. 미리 슬퍼하시지 않았으면 해요. 공백이 생길 뿐 행보가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앞으로도 노래할 것이라는 확신이 100%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