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의 연례행사 ‘BTS 페스타’가 어김없이 아미(ARMY·팬덤명)를 찾아왔다.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데뷔 12주년도 축하할 일이지만 RM과 뷔, 지민과 정국이 연이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며 완전체 활동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겹경사다.
13~14일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에서 ‘2025 BTS 페스타’ 오프라인 행사가 열렸다. 2개 홀, 20개 부스로 더 키운 규모에 따라, 프로그램 역시 다채로워졌다. 실내에서 진행돼 날씨와 관계없이 대규모 인원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돋보였다.
오프라인 행사 첫날 오후 도착한 전시장 일대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아미들로 인산인해였다. 곳곳은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같은 날 열린 멤버 제이홉의 단독 콘서트 테마인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끝을 가늠하기 힘들 만큼 길게 이어진 입장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9홀에 들어서자 대형 아미밤(응원봉)을 설치한 ‘불타오르밤’(불타오르BOMB) 포토스폿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아미들은 자신의 아미밤을 꺼내 함께 사진을 남기는가 하면, 조형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 이곳을 즐겼다.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팬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커스텀 포토카드를 뽑는 부스, 멤버들의 음성메시지를 듣는 보이스 존, 좋아하는 향과 노래로 사쉐를 만드는 DIY 존,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그간 거머쥔 상을 전시한 트로피 존이 마련됐다. 각 공간에는 외국어에 능통한 안내 스태프와 예상되는 대기 시간을 적어둔 팻말이 배치돼, 관람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주최 측 노력이 엿보였다.
대만에서 온 20대 여성 태미 씨는 “올해 처음 페스타에 참석했는데 정말 멋지다. 개인적으로는 포토카드 부스가 제일 좋았다”며 “방탄소년단이 곧 완전체로 돌아오는데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30대 스리랑카인 여성 빈디야 씨 역시 이번 페스타 참여가 처음이라며, “방탄소년단이 이룬 모든 성과를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9홀에 대형 아미밤이 있었다면, 10홀에는 방탄소년단의 주요 모티프인 고래 조형물이 자리했다. 더불어 앨범 아트 컬렉션을 전시한 아카이브 존, 아미밤 모션을 인식해 촬영하는 AR 포토존, 각 멤버의 플레이리스트를 NFC로 확인하는 공간, 방탄소년단의 개성과 취향이 반영된 라커, 핀버튼을 제작하는 DIY 존, 팬들이 직접 메시지를 작성하고 꾸밀 수 있는 컬러링 월은 물론, 여타 페스티벌처럼 스폰서 부스 몇몇이 넓은 홀을 채웠다.
축제답게 들뜬 분위기 속 때때로 탄성이 터져 나와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연동된 아미밤이 일제히 불을 밝히는 시그니처 라이트 쇼가 시작되는 매 정각, 그리고 데뷔일에서 따온 6초 13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상품이 주어지는 게임 존에서 성공자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50대 일본인 여성 나츠키 씨는 “모든 부스가 재밌었다”면서도 “게임존에서 6초 11이 나왔다”고 아쉽다는 듯 웃어 보였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콘텐츠로 방탄소년단의 데뷔를 기념한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지만, 군백기(군으로 인한 공백기) 이후 첫 완전체 컴백이 임박한 시점에 개최돼 더욱 상징성이 크다. 부산에서 온 20대 여성 A씨와 B씨는 각각 2015년과 2016년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었다며, 이들과 아미가 함께 걸어온 발자취가 담긴 트로피 존 등이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특히 B씨는 “1군 아이돌로서 최전성기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가지 않았나. 아미들이 심적으로 고달팠던 시기가 딱 끝나고 완전체로 모이게 돼서 기분 좋다”며 감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