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공예박물관은 27일부터 한국 옻칠공예의 재료와 기술을 조명하는 테마전시 ‘漆-옻나무에서 칠기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한국 옻칠공예의 발자취를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이 작품으로 완성되는 모든 과정을 조명해 옻칠에 담긴 수공의 가치와 공예의 정수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또한 박물관이 지난 2020년부터 추진해 온 ‘전국 옻칠 생산지 조사’ 등 옻칠공예 재료·기술 아카이브 연구 성과를 시민들에게 처음 선보인다.
박물관이 자체 개발한 이동식 전시 상자 ‘옻칠공예상자’도 공개한다. 공예사, 보존과학자,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10명이 참여한 약 2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 2월 특허 출원을 마쳤다. 상자는 ‘재료상자’와 ‘기법상자’ 총 2종으로 구성해 한국 칠기 유물의 재료와 기법을 실물 표본으로 재현했다. 각 표본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과학적 분석 정보는 미디어 키오스크를 통해 제공한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무료로 열리며, 옻나무 씨앗과 수액 등을 담는 ‘옻통’을 비롯한 실물 자료 149점이 전시된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일본·중국·동남아시아 등 ‘옻칠 문화권’과의 국제 공동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개막일인 이날 오전 10시 옻칠공예상자를 개발한 강연경 학예연구사와 함께하는 전시설명회가 열렸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는 재료·기술 워크숍 ‘한국 근현대 옻칠공예’가 서울공예박물관 강당에서 개최된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옻칠 공예품을 넘어 그 이면의 땀과 기술, 과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며 “옻나무 한 그루가 칠기로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손길이 거쳐 간다는 사실을 통해 공예의 깊이를 새롭게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공예박물관은 앞으로도 공예 재료·기술 연구의 허브로서 국내외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