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해임과 관련해 연준 건물 보수 비용과 관련한 '사기'가 드러나지 않는 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선을 그었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레인 총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을 배제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그가 (연준 건물 보수를 둘러싼) 사기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해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아니다"며 "우리는 어떤 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연준 의장 해임설에 따른 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과 공화당 일각에선 연준이 파월 의장 재임 중 건물을 보수하면서 옥상 정원과 인공 폭포, 귀빈(VIP)용 엘리베이터, 대리석 장식 등을 설치한 탓에 공사 비용이 초기 계획보다 7억달러 늘어난 25억달러(약 3조5천억원)나 들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건물 보수 비용에 대해 "25억 달러, 27억 달러의 보수 비용에 사기가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떻게 (건물 보수에) 27억 달러를 쓰는가. 그리고 그(파월)는 적절한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법에 따르면 연준 이사회는 취득하거나 건설한 건물에 대해 유지·확장·개조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해당 건물과 내부 공간에 대한 단독 통제권도 가진다.
또한 연준은 세금이 아닌 자체 수익으로 운영되는 독립 기관으로 OMB의 감독 대상도 아니다.
이 같은 공세에 파월 의장은 내부 감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응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건물 보수 비용을 구실 삼아 결국 파월 의장을 해임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갑자기 연준 건물 보수 비용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파월 의장 해임의 구실로 삼기 위함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