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위’ 2차전지株, 개인투자자·외국인 모두 ‘하락 베팅’

‘수익률 1위’ 2차전지株, 개인투자자·외국인 모두 ‘하락 베팅’

기사승인 2025-07-29 06:00:08
쿠키뉴스 자료사진

2차전지 관련주가 이달 들어 국내 업종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추가 주가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모두 하락 베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2차전지 관련주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지수는 지난달말 2591.40에서 전날 3024.44로 16.71% 급등했다. 이는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테마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로 확인됐다.  

개별 종목도 높은 오름세를 시현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29만7000원에서 38만500원으로 28.11% 급등했다. POSCO홀딩스(23.75%), LG화학(47.99%), 포스코퓨처엠(18.51%), 에코프로비엠(14.01%), 에코프로(14.95%), 에코프로머티(16.29%) 등도 모두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의 배경에는 미국발 대중국 무역 규제 강화가 꼽힌다. 앞서 미 상무부는 배터리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자국 흑연 업계에 불공정하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판단에 내린 예비적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반덤핑 관세는 외국 기업이 정상 가격 이하로 제품을 수출해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줄 경우, 그 차액만큼 관세를 부과해 시장을 보호하는 일종의 무역 구제 수단이다. 국내 기업은 중국과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은 2차전지 관련주를 대규모 매도하고 있다. 일례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28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76억5437만원 순매도했다.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637억원 순매수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1거래일 만에 713억9400만원을 내다판 것이다. 

개인투자자도 하락에 베팅했다. 개인은 국내 2차전지 종목 기업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를 같은 기간 218억2220만원 순매수했다. 동일한 지수를 정방향으로 추종하는 RISE 2차전지TOP10 ETF의 순매수액은 3억7494만원에 불과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중순만 해도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점과 개인투자자의 팔자 행렬은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기를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2차전지 관련주가 조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본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반등 및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이슈지만, 현재 가격대는 장기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점도 주가 하락세를 견인할 악재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올 3분기 매출액은 6조4442억원, 당기순이익은 331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6.30%, 41.02%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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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