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글로벌”...해외 M&A에 나서는 보험사들

“이제는 글로벌”...해외 M&A에 나서는 보험사들

기사승인 2025-08-07 06:00:04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및 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한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경영권 확보를 통해 현지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익성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운영 중인 해외 점포의 총자산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170억원으로 집계돼 1년 새 173% 급증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주춤했던 글로벌 진출이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은 최근 신흥시장을 넘어 선진국 시장에서 인수합병(M&A)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선진시장은 신규 법인 설립이나 보험산업 초기 국가에서 흔히 발생하는 인허가 지연, 규제 불확실성과 같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DB손해보험은 현재 미국 자동차특화보험사 ‘포르테그라’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산 규모가 7조3000억원에 달하는 이 기업을 인수할 경우 미국 내 틈새 보험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DB손보는 지난해 베트남의 국가항공보험(VNI)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 지분을 각각 75% 인수하며 해외 점포에서 38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성과도 보였다. 

삼성화재도 투자 확대에 적극적이다. 최근 영국 로이즈 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지배기업인 ‘탑코 유한회사(포튜나)’ 지분을 8000억원 규모로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 완료될 경우 지분율은 40.03%까지 올라간다. 사실상 공동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캐노피우스에서만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둬 향후 미국 자산운용사 지분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두드러진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6월 인도네시아 대기업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해 경영권을 포함한 주요 지위를 얻었다. 최근에는 미국 증권사 지분 75% 확보를 마무리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성장에 한계를 맞은 국내 시장을 대신해 해외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보험사들의 해외 사업 확대에는 여전히 제도적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보험사는 재무건전성 확보나 유동성 관리 등 제한적인 목적에 한해서만 채권 발행이 가능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업권은 현재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제한된 목적의 채권 발행만 허용돼 있어 해외 진출과 같은 신규 투자에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양한 목적의 후순위채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