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스의 재발견…해외로 방향 튼 롯데칠성의 이유 있는 반등 [기업X-RAY]

밀키스의 재발견…해외로 방향 튼 롯데칠성의 이유 있는 반등 [기업X-RAY]

기사승인 2025-08-07 06:00:09
PCPPI 필리핀 산토토마스 공장. 롯데칠성음료 제공

국내 음료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롯데칠성음료가 글로벌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본격 삼고 있다.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1조873억원의 매출과 6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실적 방어의 핵심은 글로벌 부문의 고성장이었다.

롯데칠성의 해외 전략 중심에는 1989년 출시된 장수 탄산우유 브랜드 ‘밀키스’가 있다. 현재 50여 개국에 수출 중인 밀키스는 연간 수출액만 5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전년 대비 11% 넘게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10% 성장률을 이어갔다.

특히 미국 시장에선 2021년 이후 연평균 30%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망에 입점하면서 브랜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연평균 19% 성장률을 보이며, 과거 극동 지방에 집중됐던 판매 채널은 현재 모스크바 등 대도시로 확대됐다. 

밀키스 외에도 레쓰비, 펩시, 스팅 등 브랜드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대를 함께 견인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됐다. 파키스탄, 미얀마, 필리핀 등 현지 법인 실적이 빠르게 개선 중이다. 필리핀에선 구조 효율화 프로젝트 ‘피닉스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미얀마는 수입 통관 지연 문제를 해소하며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파키스탄은 유통망 확장을 기반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부문 전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4434억원, 영업이익은 70% 증가한 35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실적에서 글로벌 사업 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면 내수 부문은 뚜렷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별도 기준 음료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5% 줄었고, 영업이익은 33.2% 감소했다. 주류 부문도 매출 6.5%, 영업이익 8.2% 감소하며 전반적인 역성장을 보였다. 기상 악화, 환율 및 원재료 부담, 소비심리 위축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음료 부문에서 예외적인 흐름을 보인 건 에너지음료다. ‘핫식스 제로’, ‘핫식스 더 프로’ 등 기능성·제로 제품군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은 제로슈거 탄산음료와 식물성 음료를 포함한 건강 지향 포트폴리오 확대도 진행 중이다. 제로슈거, 저칼로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라인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롯데칠성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부문 확대 전략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필리핀 법인 매출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생산, 영업·물류, 관리 전반의 효율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생산 측면에서는 수요 예측부터 물류 운영까지 자동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