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복 참 없는 임윤아, ‘악마가’로 오른 심판대 [쿠키인터뷰]

상대 복 참 없는 임윤아, ‘악마가’로 오른 심판대 [쿠키인터뷰]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인터뷰

기사승인 2025-08-07 13:05:26 업데이트 2025-08-07 14:31:10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임윤아가 홀로 심판대에 올랐다. 동시기 공개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 모두 남자주인공이 급작스레 교체되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야 했던 탓이다. 두 작품에서는 차 떼고 포 뗀 주연 임윤아의 역량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악마가 이사왔다’ 개봉을 앞둔 7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부담감을 느낄 만한 상황에도 “제 캐릭터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다.

‘엑시트’ 이상근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임윤아는 ‘엑시트’로 스크린 주연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그는 이 감독을 향한 신뢰를 갖고 출연했다면서도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재밌고 캐릭터가 매력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선하고 기묘한 이야기라서 흥미가 생겼어요. 감독님께 흔쾌히 하겠다고 했죠. 또 감독님과 호흡을 맞춰봤다 보니, 텍스트로 봐도 촬영하면서 어떻게 소통할지, 어떤 연기를 하고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상상이 잘 됐어요. 그래서 글이 편히 읽히긴 했고요. 감독님을 믿고 뛰어놀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선택했어요.”

임윤아가 분한 선지는 사실상 1인 2역 그 이상이다. 본체인 낮 선지, 악마가 활동하는 밤 선지를 오간 그는 두 캐릭터를 극명히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한 노력 중 하나가 스타일링과 어조에 힘쓴 것이었다.

“낮 선지는 단정하고 청순하게, 밤 선지는 더 화려하고 과감하게 꾸몄어요. 색감에 비유하자면 파스텔톤과 비비드 컬러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말투로는 낮 선지는 꾸며내지 않으면서도 템포도 느리고, 예쁘다고 해야 할까요. 밤 선지는 볼륨도 크고 템포도 빠르고 모든 표현이 과장됐죠.”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완성된 밤 선지는 눈에 확 띄었다. 몸짓이나 표정에서도 그랬다. 임윤아는 다부진 체격의 안보현과 엘리베이터 격투를 벌이는 신, 밤 선지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활동을 멈추는 장면 등에서 화끈하게 망가졌다. 마냥 쉽진 않았다는 전언이다.

“현장에 가면 스태프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모두 저를 쳐다보고 있는 와중에 악마 선지를 연기한다는 게 처음에는 쑥스러웠어요. 그런데 카메라가 돌고 확 펼쳐놓으니까 거침없이 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푹 빠져서 촬영했어요.”

길구와 안보현의 싱크로율도 몰입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였단다. “선지는 누군가가 챙겨주고 지켜봐야 하는 존재잖아요. 그런 면에서 길구가 듬직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외적으로 (길구와) 잘 맞아떨어져서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편하게 훅 쓰러질 수 있었고요. 힘으로 이길 수 없는 피지컬이라서 제가 나름 에너지를 쓰지만, 안보현 씨가 또 맞춰서 연기해 줬어요. 덕분에 케미스트리를 살릴 수 있었죠.”

당초 안보현이 맡은 길구 역에는 배우 김선호가 낙점됐었다. 오는 23일 처음 방송되는 드라마 ‘폭군의 셰프’도 배우 박성훈이 하차하면서, 상대 연기자가 교체되는 이슈가 있었다. 이제 연기로도 잔뼈가 굵은 임윤아지만 제법 마음고생을 했을 법하다. 

“제가 끌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작품들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상대 배우의 상황들이 생겼어요. 저는 제 할 일을 잘해 나가려고 했어요.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상대 배우들이 캐릭터들을 잘 소화해 주셨고요. 기분이 좋고 고마운 마음이 커요.”

한편, ‘악마가 이사왔다’는 13일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