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통일교 전 간부를 소환조사하자 해당 간부 측에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8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택배기사 A씨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측에 택배 배송을 했다. A씨는 택배 전달을 위해 권 의원 보좌진에 전화를 걸었다.
보좌진 요청에 따라 택배를 경비실에 맡기고 돌아간 A씨는 그날 저녁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당일 전화를 했던 보좌진이 다시 전화를 걸어 “아까 전화 통화했던 권성동 의원 비서인데 조사받고 나오시면 (권성동) 의원님이 통화 좀 하셨으면 하신다”고 말한 것이다. 당황한 A씨가 “저하고요?”라고 묻자 이 보좌진은 “윤 본부장님하고”라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저는 배송 기사”라고 말하자 보좌진은 전화를 잘못 걸었다는 것을 깨닫고 “죄송합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이 날은 ‘통일교 2인자’인 윤모 전 세계본부장이 특검팀에 소환된 날이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윤 전 본부장의 자택과 경기 가평 통일교 본부를 압수수색하며, 권성동 국회 사무실도 함께 압수수색한 바 있다. 윤씨는 지난 2022년 권 의원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권 의원 측이 사무실 압수수색을 당한 후 윤 전 본부장이 소환 조사를 받자 특검의 수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김 여사 선물용’ 명품 가방 등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30일 구속된 상태다.
윤 전 본부장 측은 그가 소환조사를 받은 날 권 의원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맞지만, 특검 조사 후 직접 통화를 했는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저는 당일 윤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 수사 관련 정보를 요구한 사실도 전혀 없다”며 “과거 문재인 정부가 시도했던 것과 같은 정치탄압이다. 조국 전 장관의 사면을 검토하는 민주당 정부의 후안무치한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