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변액보험 급증…하반기에도 열기 이어질까

상반기 변액보험 급증…하반기에도 열기 이어질까

기사승인 2025-08-21 06:00:08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올해 상반기 국내외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변액보험에 자금이 크게 유입됐다. 하반기에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비슷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선 새 회계제도 시행으로 손익 구조를 면밀히 따져야 하는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 판매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8만1138건으로, 전년 동기(6만3301건)보다 28.1%(1만7837건) 증가했다. 상품 유형별로는 변액종신보험(보장성)이 3612건에서 3918건으로 8.5% 늘었고, 변액연금(저축성)은 4만7935건에서 6만4577건으로 34.7% 증가했다. 변액유니버셜보험(보장·저축 복합형)도 7836건에서 9065건으로 15.6% 늘었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펀드 등에 투자해 운용 성과에 따라 연금액이나 환급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수익률이 높을수록 받는 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신규 계약 증가와 함께 초회보험료도 크게 확대됐다.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3827억원으로, 전년 동기(8395억원) 대비 64.7% 증가했다. 현재 변액보험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생명과 KB라이프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이 활발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올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 대비 약 95% 증가했으며, KB라이프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KB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 플러스’가 꾸준히 관심을 얻으며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003년 국내 최초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시장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변액보험 수요 확대의 배경으로는 국내외 증시 상승세가 꼽힌다. 변액보험은 증시가 강세를 보일 때 수익 기대감에 힘입어 인기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코스피는 근래 상반기 3200선을 돌파하며 주요국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0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글로벌 증시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변액보험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코스피가 3100선까지 조정을 받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투자상품 쏠림 현상이 다시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증시 반등 기대감이 맞물리며 하반기에도 변액보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변액보험은 유리한 측면이 있다. 투자 성과에 따른 위험과 보상을 가입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 기조와 회계 제도 변화로 업계 전반의 지급여력비율(K-ICS)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본비율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하반기 활황에도 생보사들이 변액보험 판매 경쟁에 적극 나서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보험업계는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이 잘 팔려도 변경된 회계제도 안에선 예전처럼 손익을 내기 어려워 보장성 상품을 더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업계 전반의 방향성은 CSM 확보에 맞춰져 있어 변액보험 비중이 줄어드는 건 맞다”고 전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