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은행 순익 14.9조…비이자이익 업고 ‘껑충’

상반기 은행 순익 14.9조…비이자이익 업고 ‘껑충’

비이자이익·ELS 기저효과 덕
순이자마진 하락에 이자이익은 소폭 감소…대손비용은 23% 확대
금감원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 필요”

기사승인 2025-08-21 12:00:05
서울 용산구 4대은행 ATM기. 유희태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순이익이 15조원에 육박하며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ELS 등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와 환율·금리 하락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14조9000억원이다. 전년 동기(12조6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18.4%) 증가했다. 

일반은행의 순이익은 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은 8조4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늘었다. 인터넷은행도 4000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지방은행은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특수은행은 5조4000억원으로 6000억원 늘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5%로 전년 동기 0.67%보다 0.08%포인트(p) 올랐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18%로 1.08%p 상승했다.  

이자이익은 소폭 줄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9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29조8000억원)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이자수익자산이 340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조원(4.7%)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이 1.61%에서 1.52%로 0.09%p 하락하면서 이익 확대가 제한됐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환율과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1조9000억원 늘었고,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8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수수료 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1000억원 줄었고, 신탁 관련 이익도 7000억원으로 1000억원 감소했다.

국내은행 대손비용 현황. 금융감독원 제공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23.3%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대손비용이 1조7000억원으로 7000억원 증가하며 전체 확대세를 이끌었다. 지방은행도 5000억원으로 1000억원 증가했다. 

경기 둔화로 대출 상환 여건이 나빠지면서 원화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은행권 연체율은 2023년 말 0.38%에서 2024년 3월 말 0.43%로 올랐고, 같은 해 말에는 0.44%까지 상승했다. 올해 3월 말에는 0.53%로 뛰어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영업외손익은 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 ELS 배상금 1조4000억원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와 은행 자회사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만큼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들이 신용위험 확대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