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기 구매 압박…한미 방산협력 윈-윈일까, 리스크일까

美 무기 구매 압박…한미 방산협력 윈-윈일까, 리스크일까

기사승인 2025-08-28 06:00:07 업데이트 2025-08-28 10:27:26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주요 산업 협력 의제가 비교적 순조롭게 타결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국방 분야 합의에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기 구매 압박이 국내 방산업계에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산 군사 장비를 대규모로 도입하는 국가로서 곧 이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보유한 B-2 스텔스 폭격기, 공중급유기, 각종 전투기의 우수한 성능을 거론하며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임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무기 시장 판로 확대는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우리 방산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무기 수입 계약 형태에 따라 절충교역 등 무역 방식이 제외되면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절충교역은 국가 간 무기 수출입 과정에서 무기를 구매하면 반대급부로서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제작 수출 또는 군수지원 등을 받아내는 방산 무역 형태다. 우리나라가 무기 1000만달러 이상을 구매하면 판매국에 30~50%에 해당하는 절충교역 가치를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 초부터 동맹국들의 국방비 분담 확대와 자국 방위산업 보호를 위해 국방비 증액, 절충교역 등 비관세 무역장벽 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앞서 3월 발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한국 국방부의 절충교역이 미국 입장에서 무역장벽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방산기술보다 자국 기술 및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구해 왔다”며 “방산계약 가치가 10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외국 계약자에게 절충교역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 수입을 우리에게 요구했지만, 이 과정에서 절충교역 등 무역 방식이 빠진다면 부품 수출 등 국내 방산 생태계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영수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절충교역의 길이 좁아진다면 미국 시장 판로 확대도 쉽지 않아지는데, 이는 결국 한 쪽에 기울어진 상태로 무기 거래를 지속하는 형태가 된다”며 “정부의 협상력 발휘를 통해 상호 건설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산 수출입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군 전체 관점으로 봤을 땐 미국 무기 수입 확대를 통해 무기 체계를 현대화함으로써 군 체계를 선진화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도 있다. 또, 재래식 무기 등 오히려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영역에서의 미국 시장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교수는 “미국에 비해 우리 군대 무기 체계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현대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의 첨단 무기 체계를 들여오고, 우리는 재래식 무기를 공급한다면 비교 우위에 따라 양측 모두 윈-윈하는 파트너십이 구현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올해 들어 재래식 무기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예산과 산업 능력의 제약 그리고 전략적 효율성 추구에 따른 것으로, 다수의 고가 플랫폼보다는 다수의 저비용 분산형 무기체계에 집중하기 위한 변화다. 미 해군이 추진해 온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사업인 HALO 프로그램이 중단된 것이 대표적 사례로, 중국과의 기술 경쟁 속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결과이기도 하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국 시장 겨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나 본격 진출은 쉽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무기 수입 요구에 대한 세부 사항 조율을 시작으로 논의가 확장돼 우리 방산업계의 수출 판로를 열어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