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경제 성장이 기대를 밑돌고 있지만 경기 부양보다는 집값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여전한 부동산 시장 불안에 금리 동결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리를 내리기보다 동결을 통해 집값 상승 기대를 꺾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뒤 7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당시에도 금리 동결 이유로 저성장과 부동산 가격 상승세, 가계부채 증가 등을 지목한 바 있다.
한미 금리차 역시 역시 한은의 추가 인하 결정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연 4.25∼4.50%)는 한국(연 2.50%)보다 2.00%p로 높다. 한국이 나홀로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금리차가 2.25%p 이상으로 더 벌어지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부근에 머물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추가 인하는 10월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해 글로벌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3분기 추경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경기 흐름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현재 통화정책이 제약적인 영역에 있으며, 기본 전망과 리스크 균형의 변화에 따라 정책 조정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미국이 오는 9월 16~17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경우 금통위도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추경 집행과 금리 인하가 동반될 때 정부 지출의 승수 효과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연내 금리 인하가 꼭 필요하다”며 10월 0.25%p 인하를 점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9월 FOMC 금리 인하 재개, 트럼프 관세정책 등 대외 리스크 관련 요인과 국내 금융 안정 측면을 점검한 후 연내 한 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월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