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 벌어도 지갑 안 연다...실질소비 코로나 이후 ‘최저치’

월 500 벌어도 지갑 안 연다...실질소비 코로나 이후 ‘최저치’

실질소비지출 전년 동기 대비 1.2%↓
가구당 월평균 소득 506만5000원...전년 동기 대비 2.1%↑

기사승인 2025-08-28 21:00:07
연합뉴스

2분기 가계 소비지출이 4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가구당 소득은 소폭 늘었지만 내란·탄핵 정국으로 정치 및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제 지출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다. 지난 2023년 3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그러나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0.03% 증가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자영업자 수 감소로 사업소득이 1.9% 줄어든 탓이다.

전체 소득 중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은 319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작년 2분기(3.9%) 이후 5개분기 연속 증가세다. 임금 근로자가 늘었고 임금도 상승한 영향이다. 사업소득은 0.2% 증가한 94만1000원,  이전소득도 0.5% 늘어 77만3000원을 기록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87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0.8% 증가했고, 비소비지출이 4.3% 늘어난 104만원을 기록했다. 소비지출은 18개분기 연속 증가세다. 다만 작년 2분기(4.6%) 이후 증가 폭은 지속적으로 줄어 이번에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세부 항목별로는 기타상품·서비스(13.0%), 음식·숙박(3.3%), 보건(4.3%) 관련 소비는 늘어난 반면, 교통·운송(-5.7%), 가정용품·가사서비스(-9.9%), 의류·신발(-4.0%) 지출은 줄었다. 내구재인 자동차 구입(-17.2%)이 특히 큰 폭으로 줄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 전 분기(-0.7%)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4분기 이후 18분기 만에 최저치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지출이 줄고 교통·운송, 가정용품 지출 감소폭이 컸다”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도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0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그러나 소비 성향은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은 70.5%로 전년 동기보다 0.5%포인트 하락하며 4개 분기 연속 감소를 이어갔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9만4000원으로 3.1% 늘었다. 근로소득(-7.3%)은 줄었지만, 사업소득(10.2%)과 이전소득(5.7%)이 증가하며 전체 가계소득 증가율(2.1%)를 상회했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74만3000원으로 0.9% 증가했다.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고 인공지능(AI) 대전환·초혁신경제 전략 등 성장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도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4인 기준 6.51%)으로 올리고 생계급여 제도 개선을 통해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