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경쟁력 하락에 신태용 “ACL 경험하러 나가나? 용병 제한 풀어야” [쿠키 현장]

K리그 경쟁력 하락에 신태용 “ACL 경험하러 나가나? 용병 제한 풀어야” [쿠키 현장]

기사승인 2025-09-04 11:00:48
신태용 울산 감독이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임하고 있다. 김영건 기자

신태용 감독이 K리그의 경쟁력 하락을 지적하면서 제도적인 변화와 혁신을 촉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5~2026 ACL 참가 K리그 4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K리그를 대표해 울산 HD, 강원FC, FC서울, 포항 스틸러스가 아시아 무대에 도전한다. 신태용 울산 감독과 김영권, 정경호 강원 감독과 이유현, 김기동 서울 감독과 김진수, 박태하 포항 감독과 김인성이 참석해 ACL 각오와 목표를 전했다.

지난 시즌 K리그 팀들은 ACL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포항과 울산은 리그 스테이지에서 9~10위에 그쳐 탈락했다. 유일하게 조별 예선을 통과한 광주는 파이널 스테이지까지 진출했지만 8강에서 알 힐랄을 만나 처참하게 무너지며 0-7로 완패했다.

국제 무대에서의 K리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박 감독은 “K리그 산업에 비해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게 쉽지 않다.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쉽지 않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동남아팀을 K리그보다 아래로 봤다. 하지만 지금 해외 팀들은 외국인 선수를 9~10명 쓴다. 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신 감독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용병 제한을 풀어야 ACL에 나가는 의미가 있다. 해외 팀들은 용병 수가 어마어마하다. 한국은 4~6명이다. ACL 나가는 팀에는 용병 제한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신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ACL을 우승하긴 했지만, 그때는 중동, 일본이 투자하지 않았다. 지금은 한국보다 10~20배 더 투자한다. 그 맥락에서 용병이 많아져야 한다. 리그와 이원화하면서 ACL에 나가는 건 의미 없다. 경험 쌓으려고 나가는 건 아쉬운 일”이라며 “ACL의 호랑이라고 생각하는데, 다 조별 예선 탈락하면 의미 없을 것이다. 제도 개선을 통해 한국 팀이 ACL 8강에 진출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특징은 분명히 존재한다. 토너먼트에서 순간적인 집중력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그걸 어떻게 끌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제도적인 추춘제 전환에 관해서는 신 감독은 “언젠가 바뀌어야 한다. 그라운드에 열선 깔고, 좌석도 따뜻하게 해야 한다. 가장 추운 12월 중순~1월 중순에는 쉬더라도 추춘제 전환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감독은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 건 맞다. 다만 한국 날씨의 특성에 맞춰야 할 것”이라 했다. 김 감독은 “유럽, 아시아 모두 추춘제로 바뀐다. 기본적인 제반 시설이 갖춰지는 게 우선”이라 강조했다. 

박 감독은 “지리적인 여건상 추춘제를 하기에 쉽지 않다. 여러 충돌하는 이슈도 많다. 그라운드 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결국 비용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