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바이오 의약품 허가 세계 최단으로”…2030년 수출 2배 목표

李대통령 “바이오 의약품 허가 세계 최단으로”…2030년 수출 2배 목표

정부, 심사기간 406일→295일 단축…보험 등재 절반으로
“금융기관 고리대금업자 돼선 안 돼”…투자·지원 확대 주문
블록버스터 신약·임상시험 세계 3위 추진

기사승인 2025-09-05 17:38:43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바이오 의약품 허가 심사 기간을 세계 최단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개혁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산업이 상용화 지연으로 발목 잡히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정부가 연구개발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인증 절차를 신속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약품 허가 심사 기간을) 전 세계에서 제일 짧게, 획기적으로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 완화나 규제 개혁에 열린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바이오는 미래산업으로 매우 중요한 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바이오 산업 종사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특정 산업이나 기업이 성과를 내더라도 결실이 일부에만 돌아가지 않도록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투자 활성화와 금융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익을 내는 기업, 신용 평가가 좋은 기업에만 투자하다 보니 데스밸리를 넘기 어렵다”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금융기관이 고리대금업자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며 “투자은행으로 100% 바꾸진 못하더라도 해당 기능을 강화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전보다 나아질 것이라 기대해도 좋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날 ‘케이(K)-바이오 의약산업 대도약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수출 2배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 창출 △임상시험 세계 3위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요건을 완화하고, 인공지능(AI) 심사 도입과 전담 인력 확충을 통해 허가 심사 기간을 현행 406일에서 295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을 동시 진행해 건강보험 등재 기간도 절반 수준인 150일로 줄인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품 개발과 허가 단계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규제를 개혁하겠다”며 “심사 기간을 4개월 줄이고, 보험 등재 기간도 절반으로 단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자동화 실험실, 유전자·세포치료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한국인 100만명의 바이오 데이터 구축·공유 플랫폼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현장형 핵심 인력 11만 명을 양성하고, 정부 펀드 확대와 금융·세제 지원,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 제고 등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현장을 자주 방문하고 업계와의 대화를 많이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하고 싶은 말씀과 제안, 지적과 교정할 것들을 수시로 나누며 산업 발전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을 비롯해 관련 협·단체, 학계, 정부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