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 굳건’ vs ‘엔씨·카겜 침체’…게임업계 상반기 성적표 갈렸다

‘NK 굳건’ vs ‘엔씨·카겜 침체’…게임업계 상반기 성적표 갈렸다

신작 흥행이 하반기 판도 좌우할 관전 포인트

기사승인 2025-09-09 06:00:24
마비노기 모바일 9월 업데이트. 넥슨 제공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 성적표가 뚜렷하게 갈렸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안정적인 주력 IP를 앞세워 역대 최고 성과를 냈고 넷마블은 신작 흥행으로 청신호를 켰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신작 지연과 실적 부진이 겹치며 좀처럼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업계는 하반기 신작 흥행 여부가 올해 판도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상반기 매출 2조2310억원으로 역대 최대 반기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76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15.3% 증가했다. 

주력작 ‘메이플스토리’는 여름 업데이트에서 신규 콘텐츠와 대규모 보상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를 이끌어내며 PC방 점유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여기에 ‘마비노기 모바일’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신작 흥행까지 더했다. 안정적인 IP와 신작이 동시에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크래프톤도 상반기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 1조5362억원, 영업이익 70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5% 늘었다. ‘배틀그라운드’가 여전히 핵심이다. 캐릭터 업그레이드 시스템 ‘컨텐더’를 도입했고 인도에서 유명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친 브랜드 확장을 진행하는 등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크래프톤도 고민은 있다. ‘배틀그라운드’ 회사로 요약되는 만큼 다른 대작 게임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라는 단일 IP가 수조원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압도적인 경쟁력”이라면서도 “새로운 단기 성장동력이 부재하다는 점이 기업가치 리레이팅을 제약하는 리스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넷마블은 재도약 채비를 마쳤다.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08억원으로 이 기간 31.2% 증가했다. 신작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성과를 냈고, ‘뱀피르’는 동시 접속자 20만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기반을 마련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뱀피르는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명도 돌파했고 장기 흥행으로 갈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며 “하반기 ‘몬길:스타다이브’, ‘일곱개의 대죄:오리진’ 글로벌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이 작품들을 도쿄게임쇼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디스오더 글로벌 출시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반기 매출은 2387억원으로 27.9% 줄었고,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기대작 ‘가디스오더’가 하반기 출시되지만 주요 대형 프로젝트인 ‘프로젝트Q’,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는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실적 회복 시점은 불투명하다.

엔씨소프트도 상황이 답답하다. 올해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가 연말 공개를 앞뒀지만 본격적인 매출 반영은 내년부터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IP 매출 방어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엔씨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 작업을 위해 3~4분기에도 인력 감축이 있을 것 같다”며 “원작 아이온 인기가 굉장히 높아 아이온2도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상반기 성적은 ‘NK(넥슨, 크래프톤) 독주’와 ‘엔씨·카카오게임즈의 부진’으로 요약된다. 업계는 하반기 출시작 성적이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본다. 시장 관계자는 “엔씨는 유저층이 협소한 만큼 아이온2 퀄리티가 경쟁작 대비 확실한 우위를 보여야 한다”며 “카카오게임즈 역시 가디스오더 흥행 여부가 올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