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독주 잡아라…‘4000만 유저-새벽배송’ 동맹 맺은 네이버-컬리

쿠팡 독주 잡아라…‘4000만 유저-새벽배송’ 동맹 맺은 네이버-컬리

네이버스토어 ‘컬리N마트’ 오픈…“네이버에서 새벽배송 가능”
생활 전반 파트너십 넓히려는 네이버…쇼핑 ‘단골력’ 고도화
컬리, 5000개 생활 밀접 상품 더해 장보기 서비스 강화

기사승인 2025-09-09 17:04:27
김슬아 컬리 대표가 9일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with 컬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이제 네이버에서도 새벽배송이 가능해집니다”

네이버와 컬리가 손잡고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 새 판을 짰다. ‘컬리N마트’를 네이버 스토어에 열고 새벽배송을 결합한 데 이어, 네이버는 쇼핑 부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용자 ‘단골력’ 강화 전략도 공개했다. 신선식품의 새벽배송 역량을 강화하며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오픈하면서 네이버 스토어에서도 지난 1일부터 컬리의 새벽배송이 가능해졌다. 컬리N마트는 스마트스토어 인기상품과 컬리 신선식품을 함께 새벽배송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컬리는 이번 협업으로 네이버의 4000만 이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넓히게 됐고, 네이버는 컬리의 엄선된 PB 제품과 배송 인프라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번 제휴는 네이버가 생활 전반으로 파트너십을 넓히는 전략의 일환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부문에서 넷플릭스, 모빌리티 부문에서 우버, 장보기 부문에서 컬리와 협업해 쿠팡 독주 체제를 견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네이버는 이달 중 글로벌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우버 택시의 멤버십 서비스 ‘우버 원(Uber One)’을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컬리와 네이버는 굉장이 다른 강점을 가진 회사이기에 오히려 어려운 걸 함께 해낼 수 있는 파트너십이라 생각한다”며 “여러 유통업체 선택지 속에서 컬리가 어떻게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전 국민이 사용하는 네이버 서비스와 다양한 콘텐츠·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꼭 맞는 상품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온라인 장보기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컬리에 입점한 셀러들만 새벽배송 인프라를 통해 고객들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고 하면 이제는 컬리가 새벽배송 인프라를 네이버의 다양한 셀러분들에게도 오픈할 예정”이라며 “더 많은 판매자들이 좋은 상품을 네이버의 강력한 데이터 기반 추천을 통해 도달 할 수 있도록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컬리가 외부 플랫폼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컬리는 네이버와 컬리N마트 오픈을 위해 지난 4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공동 TF팀을 구성해 상품, 마케팅, 물류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해 왔다. 

컬리N마트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첫 페이지 상단에 고정으로 자리잡았다. 세부 페이지는 컬리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경험(UX)을 최대한 그대로 구현했다. 기존 컬리 유저층과는 다른 새로운 고객 수요도 반영했다. 컬리가 식품관과 뷰티관을 보유한 ‘이커머스 백화점’을 지향했다면, 컬리N마트는 여기에 5000여 종의 생활 밀접 상품을 더해 일상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했다. 특히 4인 이상 가구, 대용량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고객 수요 등도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컬리N마트에서는 컬리의 식품과 생활·주방용품에 신규 상품을 지속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 유저들은 대한민국 평균에 가깝다 보니 기존 컬리 유저보다는 좀 더 가족의 크기가 크고 대용량 상품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브랜드 선호도도 달라 이번 컬리N마트를 런칭하면서 기존 상품군에서 더 대중적이고 친숙한 상품들을 구성하게 됐다”며 “컬리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것과 동일한 형태의 냉장‧냉동 완벽한 콜드체인 배송으로 배송 인프라가 하나도 없는 소상공인 셀러라고 하더라고 컬리와 동일한 품질의 배송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한다”고 설명했다.

‘단골력’ 강화 나선다…개인화 서비스로 쇼핑 생태계 확장 

네이버는 이번 컬리N마트 오픈과 함께 쇼핑 부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용자 ‘단골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개편 방향도 함께 공개했다.

네이버스토어에서 ‘단골’은 특정 스토어에 ‘알림 받기’를 설정한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집계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형성된 단골 관계는 8억건에 달하며, 네이버는 내년 말까지 이 수치를 10억건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골 확대를 위한 개인화 서비스도 본격 고도화한다. 올 하반기에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홈 첫 화면에 개인화 추천 영역을 전면 확대할 예정이다. 또 사용자의 잠재 맥락과 파생 의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개별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은 물론 스토어 단위까지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가격 뿐 아니라 배송 속도, 리뷰, 멤버십 혜택 등 복합적인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단골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신뢰도를 나타내는 주문이행, 배송, CS 등의 판매자 활동들도 개인화 추천 과정에 반영하고, 판매자 성장 지표도 새롭게 그룹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네이버는 안팎의 다양한 생태계에서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 얼라이언스 모델이 곧 ‘단골 모델’”이라며 “이분들의 ‘단골력’을 강화해 네이버 안에서 네이버 안과 밖에서 보다 많은 단골 분들을 마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미션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문장은 “SME(중소상공인) 단골력 강화를 위해 네이버는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으며, 브랜드사가 손쉽게 단골을 확보하고 마케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구독 알림 솔루션, 커뮤니티 운영이 가능한 라운지 솔루션, 첫 구매 및 재구매 혜택 발행 솔루션 등이 있다”며 “홈 피드 검색 시 개인화 추천에서 단골 스토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진열대 구성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이미 단골 생태계가 구축돼 있고 실제 매출에 도움이 되도록 여러 장치와 솔루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