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개선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3분기에도 정부 지원, 국제 시황, 기업 자구책이 더해져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18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증가했다. 2분기 매출액은 5조945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9%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감소했다.
업계에선 현대제철이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정부가 반덤핑 관세 부과로 국내 산업 보호에 나섰고, 과당 경쟁 방지를 위한 중국 내 철강 감산 정책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철강업계는 여전히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과 내수 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 악화, 자동차 등 수요 산업 부진이 겹쳤다. 여기에 미국·유럽의 통상 압박과 관세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 같은 업황 속에서 현대제철의 실적 반등은 업계 전반에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후판·열연’을 꼽는다. 김한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8월 최종 판정이 내려진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AD) 관세 효과로 국내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며, 9월 중 잠정조치로 그 효과가 더욱 클 전망이라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수입산 열연에서 90%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산과 일본산에 30% 내외의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제철의 내수 시장 판매 확대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감산 정책 기조도 긍정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의 계획에서) 중국이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지금껏 진행된 감산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성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예고한 바 있다”며 “10월 제 4차 전체회의 개최에서 철강 산업 구조조정 구체화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반내권(과당 경쟁 방지) 정책 기조가 점차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가오는 10월 4중 전회에서 생산능력 감축 방안이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투자·제조·판매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 부문에서는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투자를 통해 탄소 저감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 3세대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3세대 강판은 기존 제품보다 강도는 높이면서도 무게는 낮춰 가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강판이다. 인장강도가 기존 제품보다 높은 동시에 10% 경량화에도 성공하면서 전기차에 최적화된 소재라고 평가받는다.
현대제철은 3세대 강판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 위주로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6월부터 당진제철소에서 자동차용 3세대 강판을 상업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진제철소 일부 설비를 이용해 생산체제를 구축했으며, 현재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의 테스트 절차를 밟고 있다.
투자 부문에서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과 생산기지 다변화를 추진하며, 지속적인 설비 개선과 신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판매 측면에서는 글로벌 완성차사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고부가 자동차용 강판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친환경, 글로벌, 고부가 전략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원가 절감과 비용 효율화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실적 개선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라 동사의 체질 개선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안으로 미국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