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회동 의혹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7일 “최근 정치권 의혹 제기에 대해 대법원장이 오후 6시 퇴청 시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은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데서 비롯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이라면 사법부 독립과 재판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 사흘 뒤인 지난 4월7일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와 오찬을 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그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 관련 발언이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같은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7일 제주 4·3 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충격적인 의혹이 제기됐다”며 “내란 특검은 이 의혹을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언론을 막을 것이 아니라 직접 해명해야 한다”며 “정치적 편향성과 의혹 제기로 사퇴 요구가 제기된 만큼, 대법원장 직무 수행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압박했다.
내란특검은 해당 의혹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본격 수사 개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고발장이 있긴 하지만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내란 특검은 내란·외환 사건과 직접 연결된 범죄에 한해서만 수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