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주변 단지들까지 재건축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높은 분담금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로 한화 건설부문을 선정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1987년 준공됐으며 19개 동, 840가구 규모로 구성돼 있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5개 동, 총 996가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공사비는 총 3772억 원으로, 3.3㎡(평)당 770만원 수준이다. 상계주공5단지는 상계동 일대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23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비싼 분담금 논란으로 계약을 해지해 재건축 사업이 한 차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조합은 공사비 3342억원, 3.3㎡당 650만 원, 공사 기간 48개월 조건으로 GS건설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일반분양 물량이 단 3가구에 불과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5~6억 원대로 추산되자 과도한 부담이라는 반발이 커졌고 결국 시공사 계약은 취소됐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이 다시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사업에 속도를 내자 주변 단지에도 재건축 기대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상계주공은 1단지부터 15단지까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공무원 임대주택인 15단지와 재건축이 완료된 8단지(포레나 노원)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지에서 재건축이 추진 중이다. 이들 단지는 모두 1980년대에 지어져 준공 30년을 넘긴 상태다.
현재 상계주공1단지는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섰으며 2단지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위한 주민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3단지는 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했고 4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6단지는 최고 49층 규모의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으며 10단지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4단지는 최근 재건축 설명회를 열고 추정 분담금을 공개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계동 일대 아파트 매매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98㎡는 지난 9일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3억2200만 원, 4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신고가 수준이다. 현재 호가는 5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11단지 전용 41.3㎡은 지난 3일 4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거래가인 4억1100만원보다 3400만원 오른 것이다. 1단지 전용면적 58.01㎡는 지난 20일 5억7800만원에 거래돼 3개월 사이 3300만원 상승했다.
노원구 공인중개사 A씨는 “상계주공5단지의 경우 시공사 선정이 되면서 매수 문의가 배로 늘었다. 다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매물을 내놓는 사람은 없다”며 “다른 단지들의 경우 매수 문의가 꾸준히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상계동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 144건에서 8월 163건으로 약 13% 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분담금 문제를 우려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노원구는 추가 분담금이 집값이 버금갈 정도로 많이 나와 재건축 추진이 강남권보다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진다면 재건축 추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재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공사 선정이다. 상계주공5단지가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주변 단지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분담금이다. 분담금을 줄이려면 일반분양 수익이 높아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올라야 가능하다. 최소한 서울 평균 수준까지는 올라줘야 재건축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