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發 ‘동남아 포비아’ 확산...동계시즌 앞둔 항공업계 날개 꺾이나

캄보디아發 ‘동남아 포비아’ 확산...동계시즌 앞둔 항공업계 날개 꺾이나

동남아 여행 '불안 심리' 고조
여행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나
항공사 동계시즌 수요 우려↑

기사승인 2025-10-21 06:00:08
캄보디아 범죄단지 '태자단지'.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여행객들의 불안 심리가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태로 인해 겨울철 인기 여행지인 동남아 지역에 대한 노선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달 동계 시즌을 앞둔 항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캄폿주 보코산 지역과 바벳시, 포이펫시 등 일부 지역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을 상대로 납치‧고문‧살인 등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외교부는 “여행금지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캄보디아에서 잇따른 한국인 대상 범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이 동남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범죄 조직이 인접 국가로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자, 여행 관련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남아 여행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유명 여행 커뮤니티에는 “동남아 가도 괜찮을까” “지금 여행 가면 위험하다” “치안 문제로 동남아 항공권 취소했다” 등 동남아 여행 불안을 토로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실제 일부 여행객들은 항공권과 패키지 예약을 취소하는 등 여행 일정을 재조정하는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앞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유희태 기자

이번 캄보디아발 범죄로 인한 ‘동남아 포비아’가 퍼지면서 항공사들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내 항공사들이 오는 26일 일제히 동계 시즌을 맞는 가운데 겨울철 인기 여행지인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요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11~12월 기준, 해외 패키지 여행 예약 상위 3곳(방콕·파타야·다낭)이 모두 동남아 지역이었지만, 올해는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미지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의 경우 동계 시즌 주요 인기 노선이었다”며 “이번 사태로 여행 수요가 떨어질 우려가 있지만, 현재까지 운영 계획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큰 상황인 만큼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태로 항공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범죄 사건으로 인접 국가 노선에 대한 여행 수요 타격이 일정 부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까지는 사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공사의 국가별 여행 안전 홍보 체계 강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화연 호남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는 “동남아 여행 안전 문제는 왕왕 발생했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별 치안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항공업계의 여행 안전 홍보 체계도 내실 있게 구축해 승객들 대상으로 안전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