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뚫린 농협...“보이스피싱 맛집이냐” 국감서 질타 [2025 국감]

900억 뚫린 농협...“보이스피싱 맛집이냐” 국감서 질타 [2025 국감]

농해수위 국정감사
강명구 의원 “지역 농축협 보이스피싱 사례 1783건”

기사승인 2025-10-24 11:31:58
 
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년간 900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농협의 이상거래탐지(FDS) 모니터링 인력이 16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4800개 점포를 감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력에  “보이스피싱범의 맛집”이라는 질타까지 쏟아졌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송환을 언급하며 “보이스피싱 때문에 수많은 국민들의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지난 5년간 농협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얼마냐”냐고 추궁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상호금융)이 600억, 은행이 300억 좀 넘어 총 900억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지역 농축협의 보이스피싱 사례가 1783건에 달한다”며 “다른 시중은행보다 대포통장 개설 수가 현저히 많아 ‘보이스피싱범의 맛집’이라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라고 질타했다.

부실한 대응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강 의원은 “직원 7만 명 중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을 받은 인원이 15%(1만명)에 불과하고, 사이버 화상교육 이수율도 60%밖에 안 된다”며 “직원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는데 어떻게 현장 대응을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금융권이 이용하는 FDS 문제를 지적했다. 강 의원은 “농협 점포 수가 4800개인데 모니터링 인력은 고작 16명”이라며 “가뜩이나 수법이 진화되는데 인력까지 부족하면 시스템 운영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회장이 “창구 교육을 통해 예방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실제로 모니터링과 관련 직원은 46명 정도 되고, 예산은 연 6억 원, 5년간 40억 정도 집행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인력도 집중해 보이스피싱 예방을 강화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