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대형 정상외교 무대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한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까지 이어지는 정상외교의 ‘슈퍼위크’가 막을 올렸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아세안 정상들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한다.이번 회의에선 특히 2번째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이날 회담을 갖고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같은 날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 서명식에 안와르 총리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0일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른 사전 조율을 위해 미중 무역 대표단은 전날부터 27일까지 쿠알라룸푸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 무역 협상 대표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의 대중 100% 신규 관세 부과 등에 대해 협의하며 긴장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세안은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의 무역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주요 경제국과 통상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세안과 한중일‧호주‧뉴질랜드로 구성된 거대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이자 중국이 주도해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를 27일 연다.
또 아세안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를 11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승인할 계획이다. 2002년 독립한 동티모르는 2011년 아세안 가입을 신청한 지 14년 만에 가입하게 됐다. 이밖에 아세안은 남중국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강령 마련 협상과 미얀마 내전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말레이시아로 향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재외 동포들과 만찬을 가진 뒤 다음날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에 들어간다. 캄보디아 측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 공동 대응과 한국인 피해 근절 등 양국 현안들을 논의한다.
이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어지는 ‘아세안 플러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 한중일 간 협력을 표명할 예정이다. 끝으로 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투자‧인프라‧방산 등 실질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귀국 후 29일 경주로 이동해 다음달 1일까지 APEC 일정을 소화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말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경주 APEC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다자 정상외교 ‘슈퍼위크’가 펼쳐진다”라며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의 기대 성과로 “우리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재확인하고 한-아세안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는 아세안 회의는 한국과 아세안 간 2000억불에 달하는 연간 교역과 1200만을 상회하는 인적 교류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AI 등 미래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온라인 스캠 범죄 등 역내 범죄에 함께 대응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